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로니에 Jul 10. 2024

프랑스 루이뷔통 키즈 모델 오디션 후기

딸아이 첫 오디션


지난 5월 딸아이가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을 했다.

그리고 이틀 만에 두 개의 프러포즈를 받았다.

등록 서류도 아직 보내지 않았는데 어리둥절했다.

순간 우리는 우리 딸이 너무 특별하다고 착각했다.

제안이 루이통 광고와 TF1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라니...


모델 에이전시에서 전화를 달라고 메일을 보내왔다.

에이전트와 통화 후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해 메일로 보냈다.


그리고 며칠 후 2차 카메라 테스트를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디션 테스트 장소는 파리 10구의 어느 스튜디오였는데 우리 회사에서도, 모델 에이전시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다시 말해 아는 지역이었다.


우리는 11시 약속이었는데 한 여자 아이가 대기하고 있었다. 영국 교복을 입고 마치 버버리 모델 촬영을 온 듯했다. 구두도 새것이라 번쩍번쩍 했다.


그 아이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너희 애는 어느 에이전시니?'

같은 에이전시가 아니었다.


'너희 딸은 몇 년 활동했니?'

'우린 등록한 지 이틀 만에 프러포즈받았어. 아직 한 번도 촬영을 한 적이 없어'

'뭐? 첫 제안이 루이뷔통이라고? 말도 안 돼. 우리 딸은 5년 활동했는데 럭셔리 브랜드 광고는 제안받기 아주 힘들어. 너 완전 행운을 잡았구나'

'아! 그래?' 급 기분이 좋아졌다.


그때 사진작가가 우리에게 촬영할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너희들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야. 카메라가 돌아가면 가방을 들고 핸드폰으로 통화를 해. 너희는 아주 바쁜 사람들이야. 마치 회사 사장님처럼 통화를 해야 해"


사진 촬영인 줄 알았는데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설명에 딸아이는 머릿속으로 대사를 생각하느라 바빴다.


그 사이 몇 명의 아이들이 도착했다.

인도와 러시아 아이가 도착했다.

한쪽에서 인도어로, 한쪽에서 러시아어, 우리는 한국말로..  각 나라 대표라고 는지 이해가 갔다.


아무래도 나는 애들 외모부터 보게 되더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 옷 같았다.

우리도 새 옷을 사 입고 오긴 했는데...

좀 더 정장 스타일로 살 걸 그랬나? 후회가 밀려왔다.


30분 정도 기다렸다. 뭐 프랑스에서 기다림이란 일상이라 그냥 계속 기다렸다.


사진작가가 대기실로 오더니 ' 루이뷔통에서 두 명이 오기로 했는데 방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어. 먼저 촬영을 하라고 하네. 그냥 우리끼리 시작하자'


5년 짬밥의 베테랑 키즈 모델이 제일 처음으로 촬영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촬영했다.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사진작가가 편안하게 해 주었고 딸아이도 말도 잘하고 잘 웃고, 인생 첫 연기도 떨지 않고  딱 부러지게 잘했다.


작가는 '너무 잘한다 레아야~네가 맘에 들어. 너무 예쁜데?' 하며 계속 칭찬을 해주었다.

촬영이 끝나고도 나에게 레아가 너무 맘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캐스팅 디렉터이며 자기가 아이들을 셀렉할 거라고 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는 '레아가 뽑힐 수도 있겠다' 싶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엄마 조금 아쉬워. 오디션에 합격 못해도 괜찮아.

오늘 나의 모습을 100% 못 보여줬어."


나도 그제야 " 그래 카메라가 이쪽에서 찍고 있으니까 핸드폰을 저쪽 손으로 들었어야 했는데 우리가 그것까지 생각을 못 했다 그렇지?"


"엄마는 어떻게 그런 걸 알아?"

"야! 엄마 MTM 11기 출신이야. 엄마도 어렸을 때 연기했어"


그렇게 일주일 정도 결과를 기다렸다.

아쉽게도 선택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TF1 티브이 프로그램은 선택됐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리고 몇 주 후 Louis Vuitton Man SS25 광고 중 오디션에 뽑힌 아이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Le Monde Est À Vous (르 몽드 에따 부)

세상은 너희들 것이다. 너희들이 미래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로 파리 유네스코에서 촬영했다


https://youtu.be/gFNDwJkHV4Q?feature=shared

영상을 보고 왜 딸아이가 탈락했는지 알았다.

예쁘고 안 예쁘고를 떠나서 딸아이의 얼굴이 그들이 원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l’UNESCO in Paris

퍼렐 윌리엄스 Pharrell Williams 의 루이뷔통 맨  SS25


이 영상을 보니 지난번 배우 공유 씨가 파리 유네스코 패션쇼에 초대받았던 것이 생각났다.


아~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 거구나..


단순히 루이비통 키즈 광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재밌는 경험을 했다.


딸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하며 넓은 세상을 보고 자랐으면 한다. 실패도 경험이니 단단한 아이로 자라길..


작가의 이전글 파리 근교 산책 _ 보르비콩트 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