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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Dec 09. 2024

뮤지컬 레미제라블

프랑스 파리 샤뜰레 뮤지컬 극장

빅토르 휴고의 원작 소설 레미제라블 ( Les miserable : 비참한 사람들)이 1980년 코미디 뮤지컬을 선보인 이후 전 세계 총 1억 3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980년 팔레 데 스포츠에서, 1991년에는 모가도 극장에서 선보인 후 2024년 샤뜰레 뮤지컬 극장에서 40여 일 동안 공개된다.


이미 광고도 봤고 즈니 공단에서 일하는 아는 사람이 티켓을 구한다는 글을 보았음에도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공연이 11월 말 경 시작된 후 저녁 뉴스에 소개된 영상을 보고서야 예약을 하러 급히 극장 사이트에 들어갔다.

 

보통 1~6개월 전에 예약하기 때문에 당연히 좌석은 5층 꼭대기 사이드 발코니 자리만 한 두 좌석 남아 있었다.

보통 이런 자리는 무대가 안 보이기 때문에 좌석 구매를 안 하는데 '이번에는 음악이라도 귀로 듣자' 싶어 돌아오는 토요일 낮 공연으로 예약했다.


금요일에 극장에서 안내 메일이 왔다.


내일이 당신이 예약한 공연 날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성당 오픈 기념행사로 인근이 통제되니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

공연 시작 한 시간 반 전부터 공연장을 오픈할 테니 늦지 않게 서둘러라

라는 내용이었다.


맞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 일론 머스크, 영국 찰스 왕자 등 각에서 축하를 위해 리로 온다. 경호를 비롯해 삼엄 경계를  것이 뻔하다.



공연 당 토요일 아침은 분주했다.

아들이 다음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친구들과 트리오 공연을 할 예정인데 연습을 위해 친구들이 집이 온다고 한다.


대청소에 빨래 정리, 점심 준비 후 설거지까지 하고 나니.. 바로 극장으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화장도 못 하고 급히 옷만 갈아입고 뿔테 안경을 끼고 지하철역으로 뛰었다.


샤틀레역은 유럽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이다. 그래서 소매치기도 많고 경찰도 많다.

원래도 복잡한데 이날은 사람들 사이로 둥둥 떠다녔다.

C'était bondé. J'étais emporté par la foule.

샤뜰레 역이 원체 크다 보니 지하철에서 내려 15번 출구로 나오는 데까지 10 분을 걸었다.

역을 빠져나오니 구글에서 본 샤뜰레 극장 건물이 보여 가방 검사를 받고 바로 입장했다.


아직까지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는 게 이상했다.

'20분 후에 공연 시작인데 왜 문을 안 열지?'

대기하면서 극장 내부 사진을 찍었다.

극장 내부도 샤틀레역이랑 비슷한 느낌
극장 내 행사 사진
기념품 샵

드디어 공연장 입장이 시작됐다.

직원이 기계로 티켓을 스캔한다.

띡, 띡, 띡


내 차례가 되었다.

삑~~~~~

직원이 내 티켓을 보더니 레미제라블은 맞은편 극장으로 가야 한단다.

"엥?"

맞은편을 보니 극장이 하나 더 있다.

'15분 후에 공연 시작인데 ' 미친 듯 뛰었다.

스태프들 이름
복도 진열장
5층 발코니에서 본 무대

코트를 벗고 옆자리 커플과 인사를 나눈 뒤 마음을 진정시켰다. 티켓을 다시 봤다.

'분명 주소는 저기가 맞는데..'


생각해 보니 웃겼다.

다른 장소에 가서 사진 찍고 팸플릿 가져오고 줄 서고..

'어쩐지 입장 안 한 것부터 이상하더라니...'


주변서 중국말이 들린다. 돌아보니 뒷줄에 중국 사람들이 쫙 앉아 있고 옆칸에도 중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커플은 보니 남자는 무대가 보이는데 여자는 기둥자리라 앞이 막혔다.

속으로 생각했다.

 '남자가 자리 좀 바꿔주지마는... 하여간 프랑스 남자들은 자기중심적이야. 하기야 자기도 잘 보고 싶긴 하겠지..'

옆 커플은 다시 보니 여자는 자리에 별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 나만 남의 일에 신경 쓰고 있었다.


공연 전 팸플릿을 봤다. 내가 모르는 내용이 있어 재밌게 읽었다.


다음은 팸플릿의 내용..

빅토르 위고가 1845년에 소설 집필을 시작했을 때, 그는 자신을 "비참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첫 번째 이유는 1843년 9월 4일, 그의 딸이 애인과 여행 둥에 익사했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접하게 된다. 장례식은 이미 끝난 후였다. 이 비통함과 죄책감은 《레 미제라블》에 담긴 부성애의 이야기로 이어다.

두 번째 이유는 그의 문란한 성생활이었습니다. 그는 아델(Adèle)과 결혼했지만, 연인 줄리엣 드루에(Juliette Drouet)가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결혼한 레오니 비아르(Léonie Biard)와 불륜 관계였다. 그들의 불륜 현장이 적발되레오니가 파리 쌩 라자르(Saint-Lazare) 교도소에 수감되게 된다. 이곳은 간통 및 매춘 혐의로 여성들이 수감되던 곳이었다.


《레 미제라블》은 이 스캔들 직후 시작되었으며, 몰락한 여성을 재조명하고 구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빅토르 위고는 처음에 《장 트레장(Jean Tréjean)》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시작했고, 이후 《레 미제라블(Les Misères)》로 변경했다. 이 소설은 그의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그는 자신의 두 연인의 수도원에서의 기억을 사용하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묘사했다.


첫 번째 파리 공연은 1878년 3월 22일 포르테 생 마르탱 극장에서 열렸다. 폴 뫼리스가 리허설을 지휘했다. 빅토르 휴고는 줄리엣과 그의 손자들과 함께 그곳에 갔다로 한다. 그는 대중적인 성공과 연출, 그리고 배우들에게 만족감을 느꼈다고 했다.



15시 공연이 시작 되었다. 1부와 2부 각각 1:30분 공연이며 쉬는 시간 Entracte 20분이 주어진다.


40명의 배우들과 300벌의 의상,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얼마나 큰 감동을 주던지 몇 번을 울컥했다.


1부에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장면들이 나온다.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 생활하다 탈출한 장 발장. 성당에서 따뜻한 식사를 제공받고도 촛대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혀 다시 신부님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신부가 촛대를 자기가 준 게 맞다며 더 가져가라고 노래를 무르는 장면은 눈물을 핑 돌게 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아이의 양육비를 보내기 위해 미혼모임을 숨기며 일하는 판틴. 결국 비밀이 탄로 나 장발장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쫓겨난다. 마지막 보석도 머리카락지 팔다 못해 결국 몸까지 팔게 되는데.. 판틴이 병에 걸려 죽게 되자 죄책감을 느낀 장발장이 판틴의 딸 코제트를 양딸로 데려오게 된다.

판틴의 양육비를 받아 자기들만 배불리 먹고 산 악덕 부부

프랑스는 지금도 부자가 세금을 덜 낸다.

과거의 프랑스는 부자들과 귀족들은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일을 해 세금을 내야 했다.

을 해도 해도 가난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은 '언젠가는 우리도 평등해 질 거야. 사는 게 나아질 거야' 스스로를 위로한다.

불평등에 맞서 투쟁하며 죽는 아이들과 여자들.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비참한 사람들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던 악덕부부의 딸은 총에 맞아 죽고 만다.
마리우스가 코지트를 남기고 전쟁터로 나간다
아이도 총에 맞아 죽고 만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항복을 한다.
코제트를 길러준 악덕 사기꾼 부부들은 돈 뜯어내려는 궁리만 한다.
장발장을 쫒던 이도 자살하고, 장발장도 죽음을 맞이하는데..

런던에서 봤던 뮤지컬만큼이나 웅장하고 큰 스케일이었다. 보길 잘했다.

14유로에 이런 명작을 보다니 역시 프랑스는 문화 강국이다


기립박수로 갈채를 보냈다. 커튼이 세번이나 다시 열렸다.


너무 아름 다운 공연이었다. 쉬는 시간에 티켓 구매를 위해 다시 찾아볼 만큼 말이다. 

넷플릭스 프랑스 드라마 루팡에 나왔을 때 이곳에 와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오게 되었다.


쉬는 시간에는 극장 내 테라스에 나가 잠시 비도 맞았다.

전통 포스터와 감시 카메라

공연 중 중국말로 계속 떠들어대고 자리 이동하고 촬영 금 지라는데도 속 촬영하고 방해받을 때가 몇 번 있었다. 어떤 중국 사람은 나한테 중국말로 말을 걸었고 내가 프랑스어로 대답하자 다른 사람은 영어로 물었다.

프랑스말은 못 하는 건 확실해 보였다.


공연장 무대 윗부분과 양쪽에 대형 크린이 있어 불어 자막과 영어 자막이 나왔다.

떼창을 할 때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어서 자막을 보면서 들었다. 아마 이들은 영어 자막을 보있을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밖을 나가니 문 앞에 대형 관광차가 두 대 서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다. 


입에서는 판틴의 노래가 계속 맴돈다.


영화 속 앤 해서웨이의 노래처럼 말이다.

극장 사이트 맨 아래 부분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와서 빨리 나오는 바람에 기념품샵을 못 들렸다.

음악 CD가 있었다면 구입했을 텐데...


 보시길. 다음 공연이 30년 후에 있을 즐 모르니...


https://www.chatelet.com/programmation/24-25/les-miserables/

https://youtu.be/dlE5CL0m2hE?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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