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CEO
페녹스 벤처 캐피탈 코리아의 유석호 대표는 한때 자살을 결심했었다. 쇼테크라는 이름의 IT 기업을 설립했던 그는 담보가 없어 채권자에게 신체포기각서까지 작성해야 했는데, 개발이 늦어지면서 결국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사실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기에 신체포기각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사문서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실은 혹독했다. 돈을 갚지 못해 채권자의 협박을 받을 때마다 그는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했다.
그러던 중 그는 학교 후배로부터 생명보험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는 후배에게 보험가입이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 하려했지만, 후배로부터 보험약관에 대한 설명을 들은 그는 그 자리에서 생명보험을 가입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그는 후배로부터 받은 생명보험 증서를 들고,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한 채권자를 찾아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자살을 해도 보험금이 지급되는 생명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제가 죽으면 선생님께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해 놓을 테니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금만 더 융통해 해주십시오. 신체포기각서 보다는 생명보험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의 제안을 받은 채권자는 다소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채권자는 그에게 그가 원하는 금액을 대출해 주었고, 이로써 그는 개발에 필요한 금액을 충당할 수 있었다.
개발은 성공적이었다. 마침내 그는 개발이 완료된 프로그램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고, 그가 개발한 실시간 정보 제공 프로그램인 마이링커는 그에게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해 주었다. 죽음까지 각오할 정도로 절실했던 그의 마음이 이뤄낸 값진 결실이었다.
[참고 도서] 죽어도 성공하기(2005), 유석호 저, 고려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