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주 현
저수지 방죽 따라 걷는데
아이놈 하나
천 원 하며 내게 응달진 목소리를 던졌다
십만 원은 있는데 천 원은 없네 농치자
씨발 하며 아이놈은 앞지른다
등 진 햇빛에 아이의 푸른색 점퍼는 눈부셨다
목련은 피면서 지는 꽃이라고
저런 몹쓸 놈 하며 불편한 심기 내뱉으려니
무슨 가당찮은 생의 역습이 입을 틀어막는다
물의 주름 한 편 한 편을
흘러보겠다는 저수지 둑방에
잠시 내 마음의 돌팔매로 원을 그리는 물가에서
아이놈의 뜀박질이 겹쳐 저문다
한 발만 딛고선 소금쟁이처럼
위태위태하게 피면서 지는 너를 또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