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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노클 Aug 12. 2024

우리가 강아지를 데려와도 될까?


'여보 오늘 가자.'


땀은 비오듯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얼른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아지를 데려오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찰나의 호기심으로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몇 주, 아니 몇 달의 긴가민가를 오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몇 군데의 애견카페를 가봤다. 소형견만 있는 곳도 가보고 다양한 친구들이 있는 곳도 방문했다. 우리 가족들이 강아지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혹은 알러지 반응이 없는지도 살펴봐야했으니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딸아이는 장난치려고 다가오는 강아지들에게서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지만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있었다. 딸아이의 얼굴은 참 쉽다. 감정이 얼굴에 바로 드러난다. 좋으면 입이 벌어지고 우울하면 입꼬리가 내려간다. 강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은 항상 입이 올라가거나 벌어졌다.


< 이렇게 환한 미소 >1


유튜브와 블로그로 강아지에 대한 여러 콘텐츠를 보았다. 아래에는 이런 댓글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강아지를 키우지도 않으면서 보고 있는 중'


댓글을 읽는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용기는 나지 않았다. 딸아이에게도 강아지는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을 재차 삼차 이야기 해주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내 말을 잘 이해하는 듯 보였다. 


엄밀히 생각해보자면 우리가 다른 생명을 케어할만한 자격이 될까라는 문제에 선뜻 답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외부의 장애물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도돌이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결국 용기를 내었다. 용기라는 말이 적절했다. 우리가 우리를 믿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게 되었다. 


< 용기를 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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