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이 제일 먼저 접하는 구매자료, 회사 규정

by 카멜


오랜만에 K로부터 전화가 왔다. 발령 후 2주 만이다. 입사 후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고 한다.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신입사원이라 모든 일들이 처음이었을 게다. 더구나 구매팀 업무들이 워낙 다이내믹(dynamic)해서 하루하루가 화살처럼 지나갔을 것이 틀림없다. 구매업무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다양하다. 단순히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다. 구매관리만 보더라도 원부자재 담당과 시설재 담당으로 나뉜다. 원부자재 담당자도 회사에 따라서 품목별 또는 신청팀별로 다시 쪼개기도 한다. 어디 그뿐인가? 조달에 집중하면서 현장과 밀접하게 관련된 자재관리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재고관리와 협력업체 관리, 불용자재의 처분, 수출입 통관 등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 모든 업무를 설계하고 조율하는 구매기획이 있다. 과연 K는 어떤 업무를 맡았을까?


“그런데 맡게 된 보직은 뭐예요. 설마 신입한테 당장 구매를 맡기지는 않았을 텐데”

“맞아요. 팀장님. 아직 보직은 없어요. 한 달 정도 OJT(On the Job training) 개념으로 구매팀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배우고 있어요. 출근 첫날부터 엄청 큰 책자들을 던져주면서 읽어보라고 하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이번 주까지는 그랬고요. 다음 주부터는 현장을 돌면서 직접 눈으로 자재나 공정을 보는 것으로 계획이 되어 있어요.”


맞다. 첫 출근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책자가 있다. 바로 구매관리규정이다. 구매 업무와 관련된 사규와 요령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누구라도 현장의 경험 없이 구매 규정집을 접하게 되면 무슨 소리인지 진짜 이해하기가 힘들다(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신입사원에게 정독을 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략적인 감이라도 잡아보라는 취지다. 신입사원이 이제 갓 들어와서 규정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조직 입장에서 그 정도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실무에 임하기 전에 기본적인 규정이라도 알아두라는 의미다. 어디에 어떤 규정이 있다는 것만 기억해도 성공이다. 물론 그 이상 알면 더할 나위 없다.


구매관리 규정에는 구매, 자재, 재고, 불용자재 관리 등에 관한 주요 지침이 기록되어 있다. 이른바 구매업무에 관한 헌법이다. 이는 구매에 관한 업무절차와 처리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구매업무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필요하다. 여기에 규정된 내용과 다르게 업무를 처리하면 담당자에게 불이익이 생긴다. 따라서 구매담당자는 관련 규정을 항상 준수하고 위반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통화 시간이 제법 길어졌다.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전달은 제대로 되었을까? 그래도 K는 잘 해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K는 그렇다. 문제는 나와 약속한 기간 내에 전반적인 구매 직무를 모두 경험해 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K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하세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갈수록 힘들어져요. 무슨 말인지 아셨지요?”

“물론이지요. 팀장님. 최선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나중에 후회라도 없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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