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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 Jun 18. 2021

수주물량이 있어야 회사가 돌아간다(1)

방산업체 따라잡기

수주물량이 있어야 회사가 돌아간다     


방위산업은 제조업이다. 글자 그대로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 사업이다. 그 물건이 바로 무기체계다. 그런데 이 무기체계는 철저하게 고객(정부)의 주문이 있어야 생산에 들어간다. 이처럼 수요물량 자체를 정부에 전적으로 의지하다보니, 제조방식도 거의 주문생산(MTO, make-to-order) 방식에 가깝다. 이른바 수주산업이다.    

  

따라서 K가 근무하고 있는 일반기업처럼 고객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미리 물건을 만들어 놓는 일은 없다. 철저히 정부의 주문에 의해 계약물량이 확정된다. 아래는 방산업체 연간경영계획에 대한 설명이다. 무기체계 제작에 관한 방산업체 주요 절차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관련 팀장들의 가상회의 형식으로 꾸몄다.      


■ 1단계 수주물량 확인     


기획팀장 : 영업팀장님, 저희가 방사청에서 수주한 개량형 특수차량 수주물량이 얼마나 되지요?

영업팀장 : 총 계약물량은 100대인데, 금년에 초도양산 20대를 납품해서 현재 80대입니다.

기획팀장 : 그래요. 그럼 내년에 납품할 물량은요?

영업팀장 : 내년 납품 수량이 그러니까 2차 양산물량이 60대이고, 나머지 3차 양산수량 20대는 내후년에 계획되어 있습니다.     


■ 2단계 매출액 확정     


기획팀장 : 그런데 2차 물량 60대 가지고는 내년 매출목표에 부족합니다.

영업팀장 : 어떡하지요? 영업팀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물량은 없는데요.

기획팀장 : 저도 알고 있습니다. 어제도 애기 드렸던 것처럼 수출물량이 터지거나 아니면 영업팀에서 내후년 신규 물량을 끌어와서 조기 납품 쪽으로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영업팀장 : 내후년 물량 관해서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문만 무성하지요. 리스크(risk)가 너무 커요. 그렇다고 3차 물량 20대를 당겨서 생산하면, 내후년 매출이 없어요.

기획팀장 :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도 여의치가 않아서 그렇습니다. 내후년 물량 확보와 관련해서는 별도 회의 시간을 잡겠습니다. 일단 오늘 회의는 잠정적으로 60대를 내년 목표치로 잡고 시작하겠습니다. 생산팀장님! 생산 캐파(capability)에는 문제가 없겠지요?     


■ 3단계 생산능력 파악     


생산팀장 : 네, 금년에 비해 생산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 말고는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기획팀장 : 바로 그건데요. 생산물량이 60대라면 올해 물량의 3배가 넘는 수량인데, 지금 생산설비로 커버(cover)가 될 수 있겠습니까?

생산팀장 : 저희도 그 부분을 걱정 했습니다. 다행히 기본형 특수차량이 금년 말에 생산이 완료될 예정이서 내년에 그 생산라인을 활용하면 크게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기획팀장 : 다행이네요. 인사팀장님 인력 운용은 어떻습니까?

인사팀장 : 생산팀 의견처럼 기본형 생산라인 인력들을 그대로 개량형 쪽으로 배치하면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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