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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k Nov 12. 2021

MZ세대의 특징과 기업의 스탠스



요즘 대세 트렌드 중 하나는 MZ세대(밀레니얼+Z 세대, 1981~2010년생)입니다.

요즘애들, 디지털 세대, 관종 등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분석글들은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1992년생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중심에 있는 저는 주변 지인들을 통해 생각하게 된, 지극히 주관적인 MZ세대의 특징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성과보상이 확실해야 된다.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이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경쟁에 내몰렸다는 것입니다.
학업이라는 이름으로 평가되는 경쟁은 학원 뺑뺑이를 만들었으며, 같은 반에 있는 친구들은 친구가 아닌 적이 되어 같이 경쟁하며 자라 왔습니다.

치열한 싸움이지만, 그 안에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바로 학업 경쟁의 큰 장점, '명확하게 성과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내가 한만큼 확실한 보상을 받기에 어릴 때부터 '한만큼 보상을 받는다'라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식은 성인이 되어서도 유효합니다.

열심히만 하면 '나는 다 잘될 거다', '나에게 보상이 돌아올 거다'라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대부분이며, 내가 노력했으니 그거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받길 원합니다.

명확한 성과보상은 자연스레 체득된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문제는 회사에 입사해서도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지만, 뒤늦게서야 현실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합니다.)



2. 그러나 이제는 경쟁이 너무 힘들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학교에 들어간 순간부터 경쟁에 내몰리니, 성인이 된 이후에 경쟁이 목줄처럼 죄어 올 때가 있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경쟁을 하면 좀 나았겠지만, MZ 세대의 대부분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무리한 경쟁에 내몰리니, 뒤늦게 깨닫았을 때쯤 후폭풍이 더 거세게 다가옵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경쟁을 했나 현타(현자 타임)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경쟁에 대한 지표가 점점 애매해지는 것도 경쟁이 힘들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학업만 할 때는 순위, 성적이라는 정량적인 지표가 있었지만, 대학 이후에는 숫자로 표현될만한 경쟁지표가 따로 없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것이 연봉이지만, 도토리 키재기 혹은 산업 군마다 너무 달라 경쟁지표로 삼는 순간 나 자신이 너무 불행해집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더 이상 경쟁하기도 싫고 그냥 이제는 다 내려놓고 편하고 안정적이게 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곤 합니다.

MZ세대들의 공무원 열풍 그냥 불어 온 게 아닙니다.

경쟁 시대의 부작용이 반영된 결과물이었던 것이죠.


3.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걸 눈으로 지켜보았기에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불과 10년밖에 안되었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변화에 중심에 있던 MZ세대는 다음 10년은 뭐가 변할지 감히 예측조차 하지 못합니다.(자율주행,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그래서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말은 부모님 시대나 통했고, 지금은 통하지 않는 말이기에 공부 말고 무언가 다른 걸 해야 될 것 같은데 문제는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와 집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4차 산업 혁명에 맞춰 코딩이라도 해야 되나, 외국어는 번역기가 더 발전할 거 같고, 아니면 나만의 브랜딩을 위해 유튜버를 해야 되나 이렇게 무수한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섣불리 시도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어서 말이죠.

그렇게 시간만 지나가고 불확실한 미래를 꿈꿀 수 없으니 고민만 하다가 끝나버리고 맙니다.
호기롭게 무언가 시작한다 해도, 생각보다 어렵고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 않기에 금방 지쳐버리고 맙니다.

세상은 어떻게든 발전하겠지만, 그 와중에 내가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겠고, 돈은 벌 수 있는 기회도, 내 미래가 지금보다 더 좋아지리라는 희망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이라는 신조어는 시대상을 반영한 말이고, 욜로, 소확행, 힐링 이란 말은 아무 이유 없이 나온 게 아닙니다.
세상은 너무나 복잡해졌고, 그 한복판에 있는 MZ세대는 길을 잃었기 때문이죠.






제가 생각한 MZ세대의 큰 특징은 위와 같았습니다.

자 이제 그러면 MZ세대를 고용할 기업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

기업의 사고방식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게 정답은 아닐 것 같습니다.
왜냐면 MZ세대들은 계속 들어올 거고 2010년 이후~ 의 세대는 또 다른 이름으로 기업에 들어올 예정이니까요.

그러면 일단 먼저 MZ 세대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될 때가 올 텐데 어떤 눈높이를 가지고 맞추면 좋을지 제 사견입니다.



1. 최소한의 가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MZ세대가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시작하는 나이 때는 많이 늦습니다. 어릴 때부터 시키는 것만 하며 살아왔기 때문이죠.

대학교 초반까지 시키는 대로 살아오다가 대학생 고학년 즈음부터(대략 취업을 고민하는 시기) 주체적으로 살기 시작합니다.
그때서야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살아야 되는지 고민하다가 취업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충분히 고민을 해봤다면 다행이지만, 등 떠밀려 취업을 하게 되면 사회 초년생이 되어도 아직 적응을 못한 사람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춰 최소한의 가이드 정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회사가 이런 일을 하는 이유, 우리는 과거에 이렇게 일을 해왔고 지금 이런 성과, 돈을 창출해내고 있다. 그리고 네가 이것을 했을 때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거다.

그 후에 판단은 개인이 할 겁니다. 열심히 달려가던지, 적당히 할지, 아님 멈출지.
물론 우리의 선배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고 경험을 통해 체득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선배 혹은 기업들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공직사회는 더 심하고요.

진짜 조금의 가이드만 있어도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 줄 겁니다. MZ세대는 이런 가이드 없이 일하다가 3년 뒤쯤 눈으로 보고 체감했을 때 번아웃이 오는 경우가 많아 보였습니다.

번아웃이 오게 되어 무언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개개인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큰 손실입니다.
요즘 애들은 그 좋은 직장을 때려치운다더라 라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화제가 되곤 하는데, MZ세대들이 경험한 상황과 나에 고민할 시간이 없었던 환경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유의해서 기업에서 더 효과적으로 MZ세대를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2. 적당한 경쟁과 적당한 협력을 시켜라


역설적이게도 MZ세대는 경쟁을 싫어하지만, 경쟁에 뛰어들면 다들 살벌하게 움직입니다.

경쟁은 MZ세대들에게 생존 본능 같은 겁니다.  


네이버나 카카오를 보면 무수히 많은 직원들끼리
경쟁하며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파고듭니다. 그러나 무한히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을 통해 본인의 스킬을 어느 정도 쌓으면 그다음에는 협력을 통해 지식을 전파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합니다. MZ세대는 본인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분에 대해 거침이 없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성취를 만끽하기 위해서입니다.

MZ세대가 끈기가 없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할만한 사람이, 해야 되는 적절한 이유가 없어서 포기하는 겁니다. 판만 제대로 깔아주면 그 누구보다 잘 해낼 세대들입니다. 죽기 살기로 경쟁해서 살아남으려 했던 세대들이거든요.

그러기 위해 적절한 경쟁, 적당한 협력이 공존해야 되고, 기업은 이렇게 두 가지 능력을 적절하게 조합해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됩니다.



3. 물질적인 성과보상이 어렵다면 가치적인 성과보상이라도 줘라.


기업이 돈을 많이 줄 수 없음을 알고 있고, 이를 이해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바로 가치가 있을 때 말이죠.

MZ세대는 자의든 타의든 봉사활동이 의무 교육시간에 있어서 봉사활동을 매년 꾸준히 해왔습니다. 봉사는 헌신적이며 가치가 있고 내 자존감을 높일 수 있기에 물질적 보상 없이도 다들 기회가 되면 하고 싶어 합니다.
다만 여유가 안됐을 뿐이죠.(이 부분은 세대를 아울러 다 적용되는 말인 것 같네요)

이를 회사에 적용한다면 물질적인 보상이 어렵지만 '우리 회사는 ESG처럼 환경,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혹은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 우리와 함께 해달라.' 이런 스탠스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따라갈 수 있습니다.

MZ세대가 만족할만한 가치를 느끼게 해 주면, 충분히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겁니다.

MZ세대에게 봉사활동은 언젠가 내가 해야 되는 숙제 같은 거였니까요.





마치며.



MZ세대는 역사상 가장 많이 배운 세대입니다.
시작은 부모님의 등쌀이 대부분이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더 배우고, 공부하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파악해 기업은 좀 더 영리하게 사람을 굴렸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안 하겠다는 뜻도 아니고,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함입니다.
일을 하면서 행복에 다가가고 싶어 그렇습니다.

제 글이 MZ세대 전체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제 주변의 이야기를 귀 기울였을 때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점들을 모아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 글이 의미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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