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티비가 필요하다...!
게이머들이나 영화 보는 분들은 요즘 필립스 휴 플레이에 뽐뿌를 좀 받고 계실 거다. 아래 영상을 보면 어떤 제품인지 바로 감이 올 거다.
티비나 모니터 뒤에 조명을 설치하면, 영상 입력 소스를 분석해서 해당 영상에 맞도록 조명 색상을 조정하여 화면이 확장된 듯한 느낌을 준다. 자세한 제품 소개는 위 영상에 다 잘 나와 있으니, 나의 구매기와 설치 소감 정도만 간단히 정리해본다.
이걸 사고 싶다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는데, PC에선 별도의 영상 분석 장비가 필요하지 않지만 내가 주로 사용할 게임기에서 사용하려면 HDMI 입력을 분석하는 기기가 필요하다. 이 장비가 휴 플레이인데, 방금 다나와에서 검색하니 26만원 정도 된다.
http://prod.danawa.com/info/?pcode=13703774&keyword=휴+플레이&cate=15213137
한 가지 문제는 이 장비는 HDMI 2.0 까지만 지원한다. 최신 콘솔 게임기는 4K 120hz를 위해 HDMI 2.1를 요구하는데, 중간에 이 기기를 설치할 경우 HDMI 2.0 까지만 지원되기 때문에 4K 120hz는 사용할 수 없다. 돌비 비전 지원 이슈도 있었는데 이건 휴 플레이의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되었다고 한다. 하드코어 FPS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4K 120hz까지 필요할까 싶긴 한데, 그래도 아쉽고 찜찜하긴 하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원본 소스에서 HDMI 분배기 등을 이용해 소스를 2개로 분리하고, 하나는 티비로 바로 보내고, 하나는 휴 플레이로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분배기가 아직 없는 것 같다. 분배를 할 경우, 하위 스펙에 맞춰진다는 글들을 봤다. 즉, 분배된 소스를 받는 쪽 중 하나가 HDMI 2.0 까지만 받을 경우 양쪽이 다 HDMI 2.0을 받나 보다. 또 다른 문제는 휴 플레이는 본인이 소스를 받으면서 디스플레이 아웃까지 연결이 되어야 동작을 한다고 한다. 즉, HDMI 인풋만 연결된 상태에선 동작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난 안 해봤다) 아직 필립스 쪽에서도 2.1 버전을 만들 거라는 발표도 없었기 때문에 꼭 2.1을 기대한다면 하염없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휴 플레이 외에도 전체적인 조명과 입력을 조율하는 휴 브릿지, 그리고 조명을 사야 한다. 내 경우엔 집에 이미 휴 조명이 있기 때문에 휴 브릿지는 필요 없었고, 조명을 샀다.
조명의 경우 2가지 선택지가 있다. 길쭉한 바 형태의 조명인 휴 플레이 라이트 바와, 화면에 두르는 그라디언트 라이트 스트립이다. 아무래도 빛을 내는 단자가 여럿인 그라디언트 라이트 스트립이 더 멋진 효과를 내주지 않을까?
휴 플레이 라이트 바는 2팩짜리와 1팩 짜리가 있다. 2팩짜리에는 어댑터가 들어있고, 1팩 짜리엔 어댑터가 없다.
http://search.danawa.com/dsearch.php?query=휴+플레이+라이트바
아쉽게도 그라디언트 라이트 스트립은 아직 국내에 정식 발매하지 않았다. 그라디언트 스트립은 재밌게도 티비 인치별로 모델이 나뉜다. 아마존에서 보면 55인치, 65인치, 75인치(와 그 이상) 제품이 있다. 배송비니 뭐니 따지면 $300이니 이것만 해도 가격이 상당하네.
https://www.amazon.com/Philips-Hue-Gradient-LightStrip-Assistant/dp/B08HV6V49V?th=1
나는 32인치 모니터 뒤에 설치할 거라 3개의 라이트 바로 선택했다. 즉 휴 플레이 싱크박스, 2팩 라이트 바, 1팩 라이트 바 이렇게 3개를 샀다. 기왕이면 한 푼이라도 할인을 받고 싶어 지마켓 스마일데이에 쿠폰을 써서 구매를 했다. 휴 플레이 싱크박스는 24.5만원 정도, 더블팩은 15만원 정도, 싱글팩은 6.3만원 정도 해서 총 46만원이 들었다. 여기에 브릿지까지 사야 한다면 꽤나 큰 지출이 될 거다. 하지만 티비보다도 더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일 거라 생각하면 (과연 그럴까?) 한 10년 쓴다고 생각할 때 용납할 수 있는 지출이지 않을까 막 스스로 설득을...
설치 과정은 워낙 필립스가 잘 만들어놔서 딱히 막힘이 없이 바로 진행이 되었다. 한 가지 나 자신도 헷갈린 게, 처음엔 싱크박스에서 분석한 영상 정보를 조명에 입력으로 주기 위한 입력 라인이 있을 거라 상상했는데 당연히 휴 시스템이라 이 마저도 다 무선으로 처리된다. 즉, 입력부와 조명부 간의 유선 연결이 없어 매우 깔끔하게 연결된다. 가전회사답게 HDMI CEC 등도 잘 지원이 되기 때문에 막 조명을 켜고 싶을 때 싱크박스 전원을 켜야 한다던가 하는 거지 같은 작업이 필요 없다. 내 경우엔 엑스박스 콘솔에 연결했는데, 그냥 엑스박스 켜면 알아서 켜진다.
조명 분위기가 살려면 결국 책상이 깨끗해야 해서(...) 강제로 책상을 청소해야 하는 아주 좋은 부작용이 있다. 덕분에 나도 미뤄왔던 책상 배선 정리를 했다.
하지만 책상 밑은 지옥... 싱크박스와 더블팩에 들어있는 어댑터가 입력 3개까지만 지원하는데, 싱크박스에 라이트 바 3개를 설치하면 입력이 4개가 되기 때문에 결국엔 어댑터 2개를 써야 하기 때문에 멀티탭 2자리를 확보해 둬야 한다.
휴 플레이 앱을 이용해 각각의 조명이 화면상의 어디에 위치하는지 적절히 잡아주면 그다음부턴 신경 쓸게 없다. 다음은 내가 설치한 환경에서 동작한 모습이다.
그런데 막상 기대한 게임의 경우, 실험해 본 레이싱 게임이 배경 생각이 그리 역동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확 와닿는 감은 적었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더 효과가 좋았다.
하지만 커튼에 설치하니 효과가 좀 많이 반감되는 느낌이고, 32인치 모니터에는 좀 과한 기대였나 싶기도 하다. 역시 75인치 OLED 티비를 사야겠다... (결론이 좀 이상하다) 하지만 어두운 방에서 모니터만 켜 두는 것보다 훨씬 눈이 편안한, 조명 자체로써의 역할도 훌륭하고 분위기 고조(?)라는 본연의 역할도 착실히 잘하는 것 같다. 한번 사 두면 아마도 오래 쓸 물건이니, 땡기면 한번 구매해 보시는 것도 좋겠다.
필립스 휴 조명 자체도 비슷한 제품들이 많은데, 이 싱크박스는 대안이 없을까? 몇 가지 대안이 있다.
1. 필립스 앰비라이트 티비
같은 필립스의 티비 중에서 앰비라이트 기능이 있는 티비를 사면 한방에 해결된다.
자, 문제는 이 앰비라이트 지원 티비의 가격이 얼마냐인데 20년 12월 발매된 75인치 모델이 160만원 쯤 한다. 이게 보급형인지 고급형인지까진 잘 모르겠네.
2. Govee Ambient TV Light
다른 회사인 Govee 사의 재밌는 제품이 있다. 필립스의 경우 입력 신호 자체를 분석하는데, 이 제품은 카메라를 설치해서 화면을 분석한 다음, 조명으로 쏜다. 필립스 방식에 비해 분석에 따른 입력 지연이나 주변 조명등의 영향에 따른 색상 이슈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쓸만하다는 것 같다. 장점으로는 휴 싱크박스와 같이 중간에 입력을 가로채지 않기 때문에 HDMI 2.1 지원 같은 이슈 자체가 없다.
대강 아마존에서 배송비까지 해서 $92 정도이니, 휴의 거의 1/5 가격이다.
https://www.amazon.com/dp/B08LVPWQQP
이미 국내에서 구매한 분의 후기도 있으니 참고하시고, 이 정도 가격이면 한번 재미로 사 봐도 될 것 같다.
https://dorudoru.tistory.com/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