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는 역사쌤 Nov 28. 2024

지수, 두살 인생-2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쏘옥 들어와서 눈을 비비며 깨어났는데, 아빠가 안보였어요. 

어라? 아빠가 안 보여요.

"아빠 어디 갔지?"

어제 아빠가 언니 오빠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던 것 같아요.

아빠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거든요.

매일 아빠랑 같이 먹던 아침밥을 오늘은 엄마랑 먹었어요.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만들어줬어요. 

냠냠, 맛있다! 

밥을 다 먹고 장난감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내 기저귀를 갈아주고 옷도 입혀줬어요.

“지수야, 양말도 신자!”

엄마가 내 발에 쏙 양말을 신겨줬어요. 

그 다음엔 잠바까지 입혔어요.

'아! 밖에 나가서 노는 거구나!'

나는 엄마랑 놀이터에서 놀 생각에 신나서 외출 준비를 서둘렀어요.  

내가 사랑하는 자동차, 뽀로로 세발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어요.  

엄마가 자전거를 밀어줬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다가, 익숙한 건물 앞에서 갑자기 멈췄어요.

“어? 여긴...”

어제 왔던 어린이집이었어요!

'으아악~~~!!! 엄마가 나를 여기에 데려오려고 옷을 입혔구나!!!'

나는 울음이 터졌어요.

엄마는 나를 달래려고 부드럽게 말했어요.

“지수야, 괜찮아. 엄마는 금방 데리러 올 거야.”

하지만 나는 울음을 멈출 수 없었어요.

어린이집 선생님이 밝게 웃으며 나를 맞이했어요.

그리고 내 손을 잡고 어린이집으로 들어갔어요.

나는 뒤를 돌아보며 엄마를 불렀어요.

“엄마...!!!”

엄마는 어린이집 문 앞에 서서 손을 흔들며 웃어주었어요.

나는 어린이집 미소반이에요. 

어린이집은 여전히 너무 낯설었어요.

미소반에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난 인사할 기분이 아니었어요. 

엄마가 보고 싶어서 구석에 앉아서 계속 울었어요.

어린이집 선생님이 나를 안아주고 달래줘서 울음을 그쳤어요. 

눈물이 조금 마르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어요. 

장난감 블록을 쌓으니까 조금 재밌었어요.

그런데... 또 엄마가 보고 싶었어요.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서 드디어 엄마를 만나는 시간이 됐어요.

나는 어린이집 입구로 엉금엉금 걸어갔어요. 

마음 같아선 뛰어가고 싶었지만, 아직 잘 못 뛰니까요.

엄마가 아침에 한 약속대로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린이집 문 앞에서 엄마가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우리 지수다~! 오늘 잘 놀았어? 친구들이랑 인사도 했어? 많이 울지 말라고 했잖아~”

엄마는 웃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어요.

엄마는 내가 울면 속상한가 봐요.

사실 나도 안 울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린이집만 가면 눈물이 나요.

“내일은 안 울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는 혼자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그리고 빨리 집에 가서 엄마랑 과자랑 바나나를 먹고 싶었어요. 

지수는 집에서 엄마랑 맛있는 간식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거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