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특정한 느낌을 경험하는 순간에 그와 매칭 되는 과거의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다. 단순히 장면을 기억한 것이 아니라 그때와 비슷한 느낌, 즉, 에
너지가 느껴진다. 그때와 비슷한 상태의 수준에 놓였으며, 그로 인해 해당 기억과 공명한다는 뜻이다.
현실을 살며 체험이 일어날 때 경험하는 감정들은 거의 대부분 이미 경험해 보았던 감정들이다. 몇십 년을 살고 나면 새로운 종류의 감정을 경험한다는 일이 드물다는 건, 인간의 발전과 성숙이 느리다는 걸 의미한다.
이전에 느껴본 적 없던 긍정적인 감정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은, 이미 지녔던 감정들이 허용되었을 때 가능하다. 하나의 이원화된 관념이 상대성의 짝인 다른 관념으로 변화할 때 그에 해당하는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는 에고의 의도로 부정성의 파동을 변환시킨 결과이다. 에고는 집중하고, 해당 감정을 온전히 느껴주고 받아들여 부정성의 파동을 변화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면에 완전히 새로운 파동 하나가 생기면서 새로운 감정이 느껴지고, 그것은 이전의 파동들과 함께 존재하게 된다.
파동들은 적정한 순간에 울림으로 모습을 내비친다. 에고는 본인의 의지대로 생각을 한다고 알고 있겠지만, 사실 일렁이는 파동의 파도 중에 존재를 가장 드러내는 녀석이 감정으로 올라온다. 현재 가장 경험할 필요가 있는 감정, 허용을 가장 바라고 있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이다.
만일 부정 감정이 올라온다면 이 녀석은 주로 본인이 지닌 어두움만을 호소하고,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바라봐줘서 변화하기 시작했을 때야 비로소, 원하는 것을 말하거나 다른 에너지로 바뀐다. 원하는 것을 말했다는 것 자체가 희망을 품었다는 이야기라서, 원하는 걸 알겠으면 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면이 원하는 대로 에고는 움직이게 되며 행동하여, 어느 정도 현실을 변화시킨다.
오랜 명상을 통해 '감정이'(내면 아이)들을 변화시키다 보면, 부정 '감정이'를 거부하지 않게 된다. 긍정과 부정 모두 근원이 경험하고자 하는 것을 위한 체험이고, 그 감정 경험 넘어의 이면의 것을 보게 된다. 부정적 감정 경험이 없으면, 그 상대성의 짝에 해당하는 긍정 감정 경험도 없어지게 된다. 그럼 그 사람에 세계에는 풍부한 경험 중 일부가 상실되게 되는 것이다. '깨달음'이란 부정 감정을 경험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부정성에 담긴 긍정성을 볼 줄 알고, 긍정과 함께 부정성마저도 완벽한 근원(신)의 표현임을 직관으로써 알고 그렇게 느끼는 상태이다. 그래서 부정 경험이 잃어나도 싫어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