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없는 그림책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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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닭 도둑으로 소문난 은빛여우가 있었습니다.
이 은빛여우는 무척이나 빠르고 똑똑해서
이름 있는 사냥꾼들 중에
허탕 치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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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 은빛여우가 여우산 기슭에서 범수 아저씨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너무나 두려운 마음에 범수 아저씨는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는 도망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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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파서 집에 누워 있는 아들 녀석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저 은빛여우를 잡을 수만 있다면,
아들의 약값을 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범수 아저씨는 떨리는 손으로 돌멩이 하나를 천천히 집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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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은빛여우가 고개를 돌려 범수 아저씨를 쳐다보았습니다.
워낙에 빠르고 똑똑한 은빛여우라
도망칠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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