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산, 황금용

by 아트인사이트


웹포스터(750x1050px)_안산,황금용(251112).jpg



독일 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황금용'이

한국의 안산과 만나다


7개의 파편적 에피소드,

48장으로 구성된 비선형적 이야기,

6명의 배우가 17개 역을 교차하여 연기하는

파편적인 구조


연극 [안산, 황금용](작 롤란트 쉼멜페니히/윤색·연출 최치언/제작 창작집단 상상두목)이 오는 12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씨어터 쿰에서 관객을 만난다.


연극 [안산, 황금용]은 최치언 연출의 2025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 사업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다. [안산, 황금용]은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황금용]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윤색한 작품으로, 독일의 에이전시(S. Fischer Verlag GmbH Theater & Medien)와 직접 소통하여 독일어 원문을 받아 원작의 문학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극작가로서 '공간'을 희곡 안에서 중요한 기제로 사용해온 최치언 연출가의 시각으로 재배치 되어 한국의 사회, 경제적 맥락에 맞게 재해석 된다.


[안산, 황금용]은 안산 공업도시로 이주한 베트남 청년 '꼬마'를 중심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비극을 포스트 서사극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원작 [황금용]에서는 통일 후 동시대 유럽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냉전 이후 가속화된 세계화의 이면을 그려냈다면 [안산, 황금용]은 동시대 한국의 안산 지역을 배경으로, '압축과 비약'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며 동시에 신자유주의의 위기가 산재해있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안산 지역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다루는 작품이다.


원작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황금용]은 2010년 Muhlheimer Dramatists Award 수상, 비평지 Theater Heute의 2009년 "Play of the Year (올해의 희곡)" 선정, 2010년 베를린연극제(Berliner Theatertreffen) 공식 초청작 선정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인 출신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최치언이 현재 독일의 대표적인 극작가인 롤란트 쉼멤페니히의 작품과 만나 기존 원작의 보편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특수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반영하여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하고자 한다.


공연은 포스트 서사극으로, 7개의 파편적 에피소드들을 48개의 장으로 구성하고 관객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집중을 끌어내기 위해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인과 관계없이 비선형적으로 파편화되어 비극적인 상황을 다각도에서 비춰준다. 관객들에게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감상을 주며 끝날 때까지 집중을 놓을 수 없는 긴장과 재미를 선사한다.


일인다역의 연기를 수행하는 배우들과 코러스의 활용이 특징적이다. 여섯 명의 배우가 요리사, 승무원, 노인, 심지어 개미와 베짱이까지 17개 역을 교차하며 성별, 나이를 뛰어넘은 역할 체인지로 다양한 연기를 펼친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역으로 알려진 김성은 배우가 합류해 풍부하고 내공이 깊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체류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5%가 돌파한 지금, 안산시에만 10만 명에 달하는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안산시에는 다문화 거리(다문화음식거리), [안산, 황금용]의 배경이기도 한 반월국가산업단지와 시화국가산업단지 등 이주민들이 근무하고 거주하는 곳이 밀집해 있다. 이주민이 한국 사회의 필수 구성원이 되어가는 현재, 국적과 인종, 등록과 미등록의 분별을 넘어, 사람, 노동자, 이웃, 시민으로서 이주노동자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인식을 재고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을 [안산, 황금용]이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시놉시스


"빨간 냅킨에 싸온 이가 놓여 있습니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이에 난 구멍이 보입니다.

검게 썩은 구멍이 앞니를 관통했습니다."


안산 다문화거리에 위치한 타이-차이나-베트남 식당 '황금용'. 황금용 식당의 구석 비좁은 주방에는 동남아와 티베트에서 온 요리사들이 일한다. 새로 온 베트남 청년 '꼬마'는 극심한 치통을 앓는다. 불법 체류자의 신분이기에 꼬마는 치과에 갈 수 없다. 치통은 점점 심해지고 동료 요리사들이 파이프렌치로 썩은 이를 뽑는데…


황금용 식당의 이웃 사람들인 한국인들 역시 행복하지 않다. 날로 쇠약해져가는 할아버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어린 연인들, 새 애인을 따라간 부인을 원망하며 술에 취한 남자, 장거리 항해에 지친 승무원들…




창작집단 상상두목은 '좋은 텍스트에서 좋은 공연이 나온다'는 신념 아래 2012년에 설립된 단체입니다. 좋은 공연을 위해 관객들과 호흡하며 더 좋은 텍스트를 창작 발굴하여 '시도'와 '재시도'의 연극 정신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정극과 함께 다양한 공연 예술 장르 간의 융복합을 시도하며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연극 스타일을 구축해나가고자 합니다.


대표작 - [이상한 나라의, 사라](2024, 2025) [은하백만년의전쟁사 I : 보건파시즘의 출현](2023) [다른 여름](2021, 2023) [서울빠뺑자매](2022)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2017, 2018, 2020, 2021, 2022)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2018) [꽃과 건달과 피자와 사자](2015, 2016, 2017) 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