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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May 30. 2022

팔란티어 방식대로라면 의사도 사라진다.

팔란티어 방식대로라면

어떤 직업을 갖는게 좋을지 궁금한 당신은 어느날 2명의 관상가를 찾아가게 된다. 

1명은 국내에서 가장 관상을 잘 맞추기로 유명한 사람 관상가이고, 다른 한명은 인공지능 AI 관상가이다. 


사람 관상가가 먼저 얘기한다

음…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당신과 같은 관상을 가진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요리사를 해야 합니다.


이번엔 AI 관상가가 얘기한다. 


당신과 같은 관상을 가진 15000명의 사람들의 인생을 분석한 결과 운동선수를 할 경우 운동선수를 하지 않은 경우보다 성공할 확률이 30% 더 높았습니다. 



사람 관상가는 개인의 경험과 감에 기반하여 의견을 얘기하고 있고, AI 관상가는 오로지 데이터를 통해서만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당신은 이 둘중 어느 의견에 신뢰도가 더 느껴지는가? 


평소 카리스마 있고 권위있는 전문가의 판단, 감을 더 중요시 여겨온 사람이라면 사람 관상가의 의견에 더한 신뢰를 느낄것이고,  통계 수치를 더 중요시 여겨온 사람이라면 AI 관상가의 의견에 신뢰를 더 느낄 것이다. 


전문가라는 것이 뭘까?  


특정 한 분야에 대해 일반 사람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 분야의 공인된 시험을 보고 합격하게 되면 그때부터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주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판단’이란 것은 그 전문가가 그동안 공부하고 직접 겪으면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내린 판단이 될것이다.


바꿔서 얘기하면 그 전문가가 갖고 있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토대로 내린 판단이란 뜻이다.


자 그렇다면 그 전문가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갖고 그러한 판단을 내린 걸까?  이 부분이 바로 오늘 얘기하려는 내용의 핵심 주제이다. 




전문가의 경험이 숫자로 환산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에 그 관상 전문가가 갖고 있는 십수년간의 경험을 정확하게 숫자로 환산했더니 5000명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해보자. 그러면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게 된다.  


5000명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사람전문가와  vs

15000명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AI 간의 비교가 된다. 


이렇게 된다면 당연히 인공지능 관상가의 의견에 손을 들어 줄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문가의 경험이 숫자데이터로 환산되는 순간 그때부터는 전문가 대 AI의 대결이 아닌...


데이터 대 데이터의 대결로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는 AI를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 전문가는 개인이 겪은 데이터를 토대로만 판단하지만, AI는 다수가 겪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실례가 바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었다. 결과는 알파고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이세돌은 개인적으로 겪어온 바둑대국의 경험데이터를 통해 한수 한수 두었지만, 알파고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다수의 바둑 경험 빅데이터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수를 두었다. 알파고의 승리는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수학적인 이치일것이다. 


관상 전문가가 당신의 관상을 해석 후 어떤 직업을 하는게 좋을지 맞추는 것...

그리고 

바둑 전문가가 현재 상황에서 이기기 위해 어떠한 수를 두는게 좋을지 맞추는 것...


결국 모두 같은 상황인 것이다.  

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쪽의 결정이 보다 더 정답에 가까운 답이 될겁니다.  


이러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전문가의 판단’이란 자체가, 상황에 따라서는 허상에 가까운 말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판단을 내릴 때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내린 결론인지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명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10명의 경험을 통해 나온 판단일수도 있고...

1000명의 경험을 통해 나온 판단일수도 있고...

아무런 경험없이 그냥 단순 추론을 통해 나온 판단일수도 있다.


판단의 근거가 구체적으로 명시가 된다면, 위 셋중에 무엇이 제일 신뢰도가 높은 판단인지를 쉽게 구별할 수 있겠지만, 명시되지 않는다면…각각의 의견들이 퀄리티가 현저하게 차이날지라도...


‘전문가의 판단’이라는 프레임에 씌워지는 바람에 모두가 동등한 퀄리티의 의견으로 보여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의견도, “전문가의 의견”이란 말로 충분히 포장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전문가가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면 어떨까?



10만명이상의 데이터를 통해 판단을 내리는 관상 전문가 K가 있다고 해보자. 국내에서 10만명이상의 경험적데이터를 갖고 있는 전문가는 오로지 K 뿐이다. 


당신이 관상에 대해 최고의 분석을 받고 싶다면 당신은 무조건 K를 찾아가야 한다. K보다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전문가가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제가 한가지 있다. 인터넷이 되지 않아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는 상황일 때만 그렇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K의 판단이 제일 신뢰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데이터가 공유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K한명이 모은 데이터보다 다수의 여러명이 공유한 데이터의 양이 당연히 물리적으로 더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K가 나을까? A가 나을까? B가 나을까?” 


누구의 판단이 더 믿을만한가의 관점에서 


“그쪽은 데이터가 만개야? 이쪽은 데이터가 10만개인데?” 


어떠한 데이터들을 통해 내린 판단이 더 믿을만한가의 관점으로 바뀌게 된다.  


데이터가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판단을 내리는 주체에게는 더이상 큰 의미부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서울대 ooo교수가 그렇게 얘기했대


하버드대 ooo교수가 그렇게 얘기했대




이것은 옛날시절의 관점이 되는 것고, 이제는 데이터만 제대로 확보된다면 그누가 얘기하든, 아니 사람이 아닌 기계가 내린 판단일지라도 보다 더 신뢰도가 높은 의견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알파고를 통해서 입증이 된 것이다. 




이제 의사 얘기를 해보겠다. 의사는 인공지능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매우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다. 3가지 정도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진료실이라는 곳 자체가 너무 폐쇄적인 공간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근거가 있는 의견을 내리는 것은 분명 맞다. 그러나 만에 하나 드물게라도 아무런 근거없이 의견을 내놓는 의사가 있다면, 그 의견을 검증할 방도가 없다.  그 공간에서만큼은 의사의 권위가 압도적으로 높기에 그리고 폐쇄적인 공간이기에 틀린 말을 하거나, 양심에 어긋나는 말을 하더라도 맞는 말처럼 돼버릴 수 있다. 


환자가 스스로 공부를 해와서 의사에게 반박할 경우, 의사가 기분이 나쁘다면, 전문가라는 자존심때문에라도 권위로써 그것을 눌러버릴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그럴 필요가 없다. 감정이란게 없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데이터 대 데이터로써만 비교할 뿐이니 더 양질의 데이터를 분석한 쪽으로 손을 들어주면 끝이 난다. 


즉 환경적으로만 봤을 때 의사는 정체될 수 밖에 없는 폐쇄적인 구조에 있고, 인공지능은 계속해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개방적인 구조인 것이다.  


두번째, 의사도 사람이기에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스피린을 예로 들어보겠다. 



미국심장학회의 분석이다. 약14만명의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아스피린은 출혈위험성이 너무 높아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게만 투여를 고려하고, 높지 않은 사람에게는 투여를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본후 의사마다 느껴지는 생각이 다를 수가 있다. 왜냐하면 데이터의 편중성 때문이다. 


평소에 혈관이 막혀서 심근경색, 뇌졸중이 생긴 환자를 다른과 의사들보다 더 많이 만나는 심장내과의사라면..어떨까?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성이 높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아스피린을 처방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심근경색, 뇌졸중이 생긴 환자를 10명만 만나도 아스피린의 장점을 단점보다 훨씬 더 크게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심장학회의 아스피린 분석이 14만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라 할지라도, 내가 겪은 10명의 환자 데이터가 더욱더 크게 느껴 질수 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아스피린 처방을 결정하는데 있어 영향을 받게 된다. 내가 겪은 소수의 경험을 더욱 확대해석해서 말이다. 



세번째는 진료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입이다. 한국 병원의 3분진료는 이미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수많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감정에 흔들림 없이 이성적인 사고로만 접근해야 하는데, 수많은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고 진료는 급박하게 이뤄져야 하고 의사의 체력이 다해서 몸이 점점 녹초가 된 상태라면, 이성적 판단에 당연히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말한 3가지의 요소…  


1. 폐쇄적 공간

2. 데이터 선입견 

3. 3분진료   


가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방해가 된다는 것은 사실 누구라도 공감을 할 것이다.


물론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오랜 시간 트레이닝을 거쳐 탄생하게 되는 전문가중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방해요소가 있다하더라도, 대부분의 의사는 당신에게 분명 최적의 판단을 내려줄것이 다.  


그런데 만약 이 3가지의 요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인공지능이 존재한다면, 그래서 의사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어떨까? 


관상이나 바둑은 아주 조금 더 좋은 판단을 내렸다고 해서 그 결과물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 하진 않는다.  그러나 사람의 몸의 경우는 아주 조금이라도 더 좋은 판단을 한 것이 나의 생존률, 사망률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지금 당신에게 고혈압이 있어서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당신의 혈압을 정확히 어느 정도까지 떨어뜨려야 좋을까? 


이 질문을 10명의 의사에게 질문한다고 해보자.


이것에 대한 정답은 이미 대규모의 연구데이터를 통해 분석되어 나온 최적의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10명의사들은 모두 같은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의사들마다 다르게 얘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다.


왜냐…위에서 말한 이 3가지 요소들이 의사의 판단에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1. 폐쇄적 공간

2. 데이터 선입견 

3. 3분진료 



14만명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온 혈압에 대한 결론은 언제나 일관되게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성이 높다면 수축기 혈압을 120대까지 낮춰야 한다.”  


‘뭐.. 혈압이 떨어지기만 하면 됐지…무슨 큰 차이가 있겠어’  라고 대수롭게 않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판단의 차이의 결과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정도에 따라 25%나 심혈관질환 발병이 낮아지는 엄청난 결과를 보였다. 


2015 NEJM A Randomized Trial of Intensive versus Standard Blood-Pressure Control                 


혈압 조절에 대한 …단지 아주 조금 더 좋은 판단.... 하나였을 뿐인데 말이다.



빠른 시일내에 의사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진 않겠지만, 진단, 검사 판독,,, 치료 예방 급성질환, 만성질환, 각 영역에 따라 대체되는 속도는 각각 다를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데이터가 가장 많이 쌓이고 있는 검사의 판독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의 영역이 그중에서도 가장 빨리 AI로 대체되지 않을까 추정한다.


대략적인 시기는 당연히 정확하게 알 수 없겠지만...


“누구의 판단이 더 믿을만 한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어떠한 데이터들을 통해 내린 판단이 더 믿을만 한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무렵 즈음이 아닐까 


그러한 관점이 대다수를 이룰 즈음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의사보다 AI의사를 더 선호하는 현실이 되어 있을 것이다.



볼 영화를 선택시 나의 감보다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에 더 신뢰를 느낄 무렵...

운전시 나의 경험보다 테슬라의 FSD에 의한 선택에 더 신뢰를 느낄 무렵...

회사근무시 직장 상사의 결정보다 팔란티어의 파운드리의 결정에 더 신뢰가 갈 무렵...


한 개인 의사의 판단보다 빅데이터를 통해 내린 AI의 판단에 더 신뢰가 갈 무렵...


https://youtu.be/TAc1CbUom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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