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야기1
환자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되면 그 결과들을 분석하여 의사는 치료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2가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떻게 의사가 내린 결정이 틀릴 수가 있지?
어떻게 의사가 가장 좋은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하지 못할 수가 있지?
충분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이것이 실제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의사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치료가 오늘은 최선이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보다 더 좋은 새로운 치료법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옳다고 믿던 치료가 오늘에 와서는 틀릴 수 있다. 왜냐하면 어제까지 해오던 치료에 치명적인 문제가 최근에 와서 뒤늦게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의사가 새로운 연구데이터들을 모두 같은 시기에 업데이트 한다면 위의 문제들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의사마다 업데이트 하는 시기가 다 다르다면, 또는 업데이트를 아예 하지 않는다면 위의 문제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실제 사례를 들어보면...
당뇨환자인데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 SGLT2억제제라는 당뇨약이 반드시 추가돼야 한다. SGLT2억제제가 투여될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성이 투여하지 않은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즉 당뇨환자인데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SGLT2억제제는 최선의 치료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당뇨환자이고 심혈관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SGLT2억제제가 투여되지 않고 있는 사례들이 허다하다. 이유는 의사마다 업데이트 시기가 다르거나 업데이트가 아예 안돼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면...당뇨환자인데 심장기능악화(심부전)가 있다면 saxagliptin이란 당뇨약은 금기사항이다. saxagliptin 이 심부전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당뇨환자이고 심부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saxagliptin이 투여되고 있는 사례들이 허다하다. 이유는 마찬가지로 의사마다 업데이트 시기가 다르거나 업데이트가 아예 안돼있기 때문이다.
독자분들의 가족중에서도 당뇨가 있다면 꼭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의사가 환자의 문제를 놓치는 건 너무 극단적인 상황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놓치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다. 아니...진료라는 것 자체가 놓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잘 한번 생각해보자.
1. 여러분이 동네의원에 방문했다. 그리고 의사에게 아픈 곳을 이야기 할때, 그 의사에게 내 몸의 모든 문제를 전부 다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 의사의 전공범위내에서만 아픈 곳을 얘기한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왜 그랬는가...왜냐하면 다른 아픈 곳을 얘기해도 그 의사의 전공영역이 아니면 그 의사는 모를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그 우려가 맞다. 당연히 그렇다. 의사도 각자의 전공영역이 있다. 그리고 그 분야에 있어서만 전문가이다. 그런데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의 경우, 자기 사는 곳 근처에 의원이 있다면 그 의원의 의사를 자신의 주치의로 생각하여 그 의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모든 것을 관리받는 사례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여러분의 우려대로 한명의 의사가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의사의 머리속에 인간의 모든 의학지식을 넣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놓치는게 생긴다.
2. 그래서 종합병원이란 것이 존재한다. 종합병원은 진료과가 세분화 되어있다.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등등...
그렇다면 종합병원에서 각 질환마다 각각의 진료과에서 진료를 받으면 되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때부터 아주 골치아픈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위궤양과 천식이 있어서 종합병원을 다니고 있는 A가 있다고 해보자. A는 위궤양 치료를 위해 소화기내과에 가야하고, 천식치료를 위해 호흡기내과에 가야 한다.
동네의원보다 더 세분화된 전문의사들에게 진료를 보는 것이니 치료는 당연히 잘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어느날 A에게 당뇨의 위험성이 관찰된다면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그대로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소화기내과는 위장질환을 치료하는 과이고, 애초에 위궤양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며, 호흡기내과는 애초에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한 곳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엔 위궤양과 천식을 보다 더 세분화된 특수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니 더 건강관리가 잘 될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종합병원의 목적자체가 해당질환(예: 위궤양, 천식)을 보다더 잘 치료하기 위함이지 A의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리더의사의 역할은 일반적으로 동네 의원의 의사가 하게 된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했던 대로 한명의 의사가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리더의사의 역할을 해줄 알고리즘인 것이다. 리더의사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의 모든 의학정보가 빅데이터와 같은 개념이 된다.
빅데이터 + 알고리즘 -> 보다 나은 결정
결국 우리 회사의 가고자 하는 방향이 팔란티어의 문제해결 방식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회사의 각 부서는 전문적이며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각 부서에 맞는 문제들을 전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로지 주어진 과제해결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러므로 회사를 방향성있게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이 모든 부서를 이끌기 위한 리더의 존재가 중요하다.
그러나 리더도 사람이기에 사내의 모든 빅데이터를 머릿속에 집어 넣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해온대로, 선배가 했던대로,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본인의 감에 기반하여 방향을 제시하게 되고 결국 회사는 비효율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팔란티어는 파운드리를 회사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한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서비스라고 안내한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러나 사람의 머리로는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가 없다. 그래서 팔란티어는 파운드리를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빅데이터닥터는 현재 알고리즘을 개발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