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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some Mar 09. 2021

[아빠도 처음이야] 4일차 이유식을 왜 잘 안먹을까

이유식 잘 먹이는 꿀팁 어디 없나요?

251일 된 아들은 이유식을 하루에 두 번 먹는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이유식 편하게 먹이려고 당근마켓에서 전용 의자와 식판까지 샀는데 몇 번 쓰지 못했다. 앉은 자세에서 양 손이 너무나 자유로워서 난리가 나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배에 안고 먹여봤다. 한 팔은 내 배쪽으로 끼고, 다른 한 팔은 다리 사이에 끼어서 아들 손의 자유를 막는 방식이다.


 몇 번 잘 통했다. 급할 땐 꿀떡꿀떡 먹어서 10분 안에 끝낸 적도 있다. 그런데 최근엔 그 방법이 잘 안통하고 있다. 4~5스푼 먹더니 금방 짜증을 낸다. 아들이 하고 싶은 건 자기 손을 입에 넣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입 안 혹은 입 주변에 있는 이유식이 손에 다 묻어버린다.

 

 아내는 이유식 먹이다 아들이 짜증내면 잠시 멈추고 분유를 먹인다. 그 방법도 해봤는데 배가 불러버리면 이유식을 쳐다도 안본다. 오전엔 결국 5분의1 정도 남겼다. 오후엔 포기할 수 없었다. 5스푼 만에 짜증내길래 잠시 숨을 골랐다. 아들과 눈을 마주치고 "정말 배고프면 이거 다시 잘 먹어보자" 약속을 받아냈다.(아들이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고나서 한 쪽 손은 자유를 좀 줬다.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짜증 낼테니. 그 사이 손과 상체, 입 주변은 이유식 건더기로 범벅이 됐다. 꾸역꾸역 먹인 끝에 결국 거의 다 먹였다.


 물티슈로 내 손과 아들 손을 먼저 간단히 닦은 뒤 싱크대로 가서 얼굴과 이유식 조끼 등 마저 씻겼다. 목 주변을 깨끗하게 닦은 줄 알았는데 저녁에 목욕을 시켜보니 이유식 건더기로 추정되는 때가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샤워기로 씻기면서 한 숨이 절로 나온다. 이유식 깔끔하게 먹일 그 날이 오긴 올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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