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그모어 Mar 09. 2024

WHAT'S IN MY BAG

제 안에 뭐가 들었는지 봐주실래요?

The North Face Purple Label


이전 직장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부서 이동을 했었는데, 이동한 부서엔 운 좋게 입사 동기가 있었어요. 2살 차이 나는 동생이었는데, 새로운 부서 적응하는 데에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죠.



역시나 ‘밥정’은 무시 못한다고. 매일 같이 점심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업무 중간중간 같이 옥상에 올라가 스트레스로 터질 듯한 머리를 그 계절 바람으로 식히기도 했죠. 오죽하면 팀원 분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어요. 무슨 10대 남학생들처럼 맨날 붙어 다니냐고.



그 동기와 오가던 많은 이야기의 주제는 대부분 ‘미래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특히 직장인에서 벗어나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것을 해야 한다는 게 그 친구가 늘 입 아프게 말하던 지론. 당시 저는 직장에서 월급을 제외한 그 어떤 동기부여도 찾지 못하고 있던 터라 심히 공감했죠. 그 공감 이후엔 ‘그렇다면 나는 직장을 벗어나서 무얼 하고 싶은가’에 대한 큰 물음표가 떡하니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마리는 의외로 ’ 미래에 대한 고민‘ 대화가 아닌 그냥 ‘일상’ 대화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동기도 옷을 나름 좋아했는데, 특히 포터리(POTTERY) 셔츠 매니아였습니다. 포터리 타입라이터 셔츠 특유의 바스락 거림을 좋아해 색깔별로 소장할 정도였죠.


동기 추천을 받아 구매한 포터리 셔츠..를 잠시 빌려입은 여자친구


그렇게 종종 옷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제 옷 쇼핑에 대한 이야기도 하게 되었는데, 제 네이버 즐겨찾기 목록엔 100개 이상의 세컨핸드 빈티지 스토어 리스트들이 있고 그 스토어들을 매일매일 하나씩 하나씩 접속하여 어떤 옷들이 업데이트되었는지 보는 게 제 큰 즐거움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죠.


100개라고? 와, 미쳤네.


동기는 엄청 놀라워했습니다. 그런 제가 저는 저라서 그리 놀라운 것인지 몰랐는데, 남에게는 무척 놀라운 거더라고요. 저도 그 대화 전까지는 리스트 목록이 몇 개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100개가 넘어가는 숫자를 알게 되니 저도 새삼 좀 알겠더라고요. ‘아, 나 이거 정말 좋아하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확인해 보니 141개네요)



지금까지 제가 태그모어란 스토어를 열게 된 아주 작은 일화를 말씀드렸습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스스로 잘 안다고 속단하기 쉽죠. 그러나 모르는 경우가 썩 많을 걸요. 위 일화 속 저처럼요. 혹 알더라도 그게 남들보다 월등한 그 무엇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특히 학문이나 스포츠와 같이, 남들과의 경쟁이 만연해있는 명확한 분야가 아니라면 더더욱이요.


그래서 때론 남들이 봐줘야 할 때도 있어요. 내 안에 뭐가 들었는지. 뭐가 꿈틀대는지.


이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백팩은 당신이 어떤 물건들을 들고 다니는 어떤 사람인지를, 다른 사람들이 언제든 적나라하게 봐줄 수 있습니다.

혹시 아나요? 그러다 자기 자신에 대해 큰 깨달음을 줄 은인을 만날 지도요. 마치 제 동기와 같은 그런.


TAGMORE :: 이 아이템 구매하러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ORANG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