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내 몸이 문제다.
정확히 8월 19일부터 시작이다.
지금까지 그렇다.
혼자 있으면 그런다.
온몸이 땀이 나고 정신은 아득하고 가슴은 방망이질을 한다. 당장 죽을 것 같이 숨이 가쁘다.
머리와 다르게 움직이는 정직한 몸뚱이의 신호다.
매일 쓸거리가 없는데도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쓸 때만큼은 살만하다.
글 쓸 때, 친구와 전화 통화할 때, 단순노동에 몰입했을 때는 괜찮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가 문제인 것이다.
시작은 반년동안의 책임과 힘듦이 누적되었었고 마지막에 가정의 일로 무너진 거다.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페이스 조절을 못한 내 탓이다.
가정을 돌보지 못한 내 탓이다.
이제 강제 휴식을 할 수 있게 됐다. 브레이크를 잡게 된 것이다.
늘 그렇듯 돌아 올 힘을 남기지 않은 나의 체력안배의 실패다.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어린 시절 학대를 견뎠고, 결혼하고 가정의 힘듦도 견뎠던 사람이 이제는 그냥 와르르 무너진다.
사람들은 이해 못 한다. '힘내'라고 말한다. 걸을 수 없는데 힘을 내라고 말한다. 엄마가 강해지라고 그런다.
나도 그러고 싶다.
머리는 그런데 머리는 견디고 이겨낼 줄 알았는데 몸은 정직하게 말한다.
'나 스트레스받고 있다고.'
'나 죽을 거 같다고'
'나 살려달라고.'
이렇게 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두렵다. 하루를 어찌어찌 보내는 것보다, 또 그 손님(공항)이 찾아올까 무섭다.
나는 사람들에게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으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사람들과 만남도 하기 싫고 밥 맛도 없다.
나 다시 원상 복구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