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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리스리 Jan 02. 2025

37개월 아기 인생 첫 바이킹, 눈물 찔끔.

첫 애와 함께 송도에서 열리는 상상체험 키즈월드에 다녀왔다.


컨벤션센터 내에 유아들이 탈만한 각종 놀이기구를 임대해 일반 놀이공원처럼 줄을 길게 기다릴 필요 없이 하루종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실내 놀이공원' 같은 곳이었다. 


이제 막 36개월을 넘긴 딸은 내부에 있는 모든 놀이기구에 관심을 보였다. 


회전그네며 회전바구니(돌아가는 컵) 등 각종 놀이기구를 수차례씩 타며 어린아이다운 씩씩함을 보였다. (딸아, 너는 진정 어지럽지 않은 거니??) 


여러 놀이기구 중에서도 아이에게 첫 '도전'이 될만한 놀이기구가 있었다면 단연 '바이킹'이다. 


'어린이 바이킹'이지만 이제 막 세 돌을 지난 딸 애가 과연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심장이 덜컹거리는 듯한 느낌>을 견딜 수 있을지 나로서도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타 보겠다"고 씩씩하게 줄을 섰고, 내 딸을 본 안내직원이 바이킹 탑승자 전원에게 "어린 아이가 울면 바로 멈출게요~"라고 공지해주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나는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그리고 최대한 몸의 공중부양(?)을 덜 느끼도록 양팔로 꽉 껴안아 주었다. 


천천히 움직이던 바이킹이 빨라지면서 성인인 내가 느끼기에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공중부양이구만'라고 생각될 정도로 몸이 슬쩍 뜨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아이 눈에서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무섭다고 '와앙' 우는 것도 아니라 조용히 눈물을 또르륵 흘리는 아이를 보며 이거 멈춰야 하나 어째야 하나 하고 있는데 맞은 편에 있던 어린이들이 "아기가 울어요"라고 해서 바이킹은 스톱되었다. (그런데 거의 바이킹 속도가 늦춰지던 시점이었던지라 끝까지 탔다고 볼 수밖에)


딸에게 "많이 무서웠어?"라고 하니 고개만 끄덕인다. 그래서 다시는 안 탈 줄 알았는데 계단을 내려오면서 또다시 줄을 서는 딸. 


조용히 눈물을 흘렸는데도 재밌었다는 건가...? 


아이에게 '무서웠는데도 타고 싶냐'고 재차 되묻자 또 타고 싶단다. 그래서 두 번째 탑승 때에는 아이에게 귓속말로 "두 눈을 감으면 하나도 안 무서워. 엄마가 꼭 껴안아 줄테니 두 눈 꼭 감고 타자"라고 말했다. 


바이킹이 움직이는 내내 두 눈 꼭 감고, 울지도 않고 바이킹 체험을 끝낸 딸은 연달아서 세 번째 탑승을 감행했다. 


"OO아, 이번에도 무서우면 눈 감고 타면 돼"라고 말했는데 웬걸? 내 옆에서 두 눈 크게 뜨고 바이킹을 즐기는 아이를 보았다. 


바이킹을 탈 때마다 레벨 업하듯 순식간에 다른 모습을 보여준 딸. 


아이들은 용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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