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산책과 질투
20대의 끝자락의 여자와 30대 초반의 남자의
울퉁불퉁 마지막 연애기
남자친구의 일기를 몰래 브런치에 올리는 중
23년 8월 초 우리는 우연히 알게 되었고
9월 달 흔히 말하는 썸(?)이라는 기간을 거쳐
10월에 연애를 시작했다.
여자는 서울살이에 지쳐 남자는 빠른 일상에 치여
n년의 연애공백이 있다. (즉 오랜만의 연애라는 뜻)
나 몰래 남자친구가 내 휴대폰을 봤다.
다음날 나한테 조심스럽게 사진 속에 인물은 누구냐고 물었다.
"너 사진 보고 싶어서 사진첩 봤는데 어떤 남자가 있더라 누구야?"
당황스러웠다.
내 폰 몰래 보고 저렇게 당당하게 묻는다고?
저 사람한테는 저게 자연스러운 건가?
그 남자 누구 건 왜 내 허락 없이 내 휴대폰 보는데? 그것도 사귄 지 2주 만에!
그냥 남자사람친구 사진을 찍어 뒀었는데 그게 데이트하는 모습처럼 보였나 보다.
하루종일 머릿속이 복잡했다.
저렇게 악의 없이 순수하게 궁금한 마음으로 물어보는데 이걸 화를 내야 해 말아야 해
퇴근하고 저녁 먹으면서 공원 산책을 했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과 내가 생각했던 던 것에 대해 차분하게 얘기하자
내가 서운한 부분과 그가 서운한 부분을 이해하고 차분하게 설명하자 제발
화내지 말자
폰에 사진첩 봤던 얘기 질투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 있던 나를 안심시켜줬다.
고맙기도 하고 이 사람이라면 정말 오래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든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