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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ful Ruru Jun 04. 2024

두근두근 한 달 차

아,  연애 이런 거였지? 

20대의 끝자락의 여자와 30대 초반의 남자의 

울퉁불퉁 마지막 연애기


남자친구의 일기를 몰래 브런치에 올리는 중


* 배경 

23년 8월 초 우리는 우연히 알게 되었고 

9월 달 흔히 말하는 썸(?)이라는 기간을 거쳐 

10월에 연애를 시작했다. 


여자는 서울살이에 지쳐 남자는 빠른 일상에 치여

n년의 연애공백이 있다. (즉 오랜만의 연애라는 뜻)



남자의 일기 (10월 3주 차)


1. 혜화 데이트

모처럼 대학로도 가보고 연극도 처음 같이 봤던 날. 함께 있으면 어찌나 웃음이 끊이지를 않는지 행복함을 느낀 날. 저녁에는 빨리 헤어지자고 해서 걱정되고 불안했지만 내 마음을 알았는지 찾아와 줘서 더 고마웠던 날



2. 저녁 산책 

낮에 일상생활 하는 내내 유쾌하다. 

문득 저녁 들어 거리감을 느끼고 내가 이 친구를 존중해 주는 게 맞는지 나를 밀어내는 건 아닌지 고민이 많았던 날. 짧게 조깅하고 돌아와서는 미치게 보고 싶어서 병에 걸린 건 아닌가 내 상태가 많이 걱정되었던 날.

그렇지만 자기 전 전화로 다독여주고 대화를 많이 하며 다시 빠져들었다. 



3. 사랑한다고 처음 말한 날 

나에게 사랑한다고 처음으로 말해준 날

저녁 식사를 만들어준다는 말에 기대와 설렘이 반반이다. 먹고 싶다던 인절미 마카롱 챙겨서 조금 늦게 도착했다. 루루가 미리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루루가 준비해 준 저녁을 먹으며  각자 첫 연애 얘기도 하고 성격 얘기도 하며 서로 더 알아갔던 날. 루루도 감정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구나.. 생각이 많지만 그만큼 표현하고 있지 않았던 것을 느끼며 내가 더 솔직하고 세심하게 표현 더 많이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음

루루가 편지를 썼는데  편지 보고 눈물 뚝뚝.. 글썽ㅋㅋ 너무 감동이고 늘 사랑스러운 사람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구나 느낀 날



4. 하늘색 하트

루루랑 낮에 카톡을 하다가 서로 사진도 많이 주고받고 하늘색 하트가 (?)로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된 날이다.

루루가 카톡을 보낼 때마다 자꾸 (?)를 보내길래 저건 뭘까 궁금했는데 그게 하늘색 하트라는 걸 이제 알았다! 진작 하트인 줄 알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옛날에 영국에 여행 갔던 사진을 보내줬더니 본인 사진을 합성해서 보내더라.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언젠가 꼭 같이 비행기 손잡고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마치고 들어오던 때에는 금. 토 약속(루루는 주말약속이 있다) 얘기하며 걱정하고 서운해하던 나 보러 방에 와줬다. 얘기 나누며 걱정할 것들에 대해 안심도 시켜줬고 나도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은 많이 억누르고 있는 그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지나가며 서로 라이프 스타일에 적응하고 기존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 근심도 줄어들리라 믿는다. 여기저기 내 얘기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루루.....


오늘도 아침 보내주던 모습이 너무 예뻤던 날

늦지 않게 잘 보내줘야 지속 가능하게 마음 편히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뜻밖의 점심 데이트

점심때 루루 회사 근처에서 만났다. 같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산책도 하고  이제 서로 일상에 물들어가고 있구나 생각에 기분 좋았던 날이다. 

낮에 카톡으로 당연한 건 없다는 말. 서로 연인이기 때문에 부탁할 것 있으면 말해 달라는 말들 너무 귀엽고 몽글몽글 했다. 조근조근하게 타이르되 엄근진으로 조언하고 얘기하기!


저녁에는 루루의 지인생파 끝나고 잠시 보고 왔다. 약속 있다고 하면 괜한 걱정과 불안이 자꾸 생기는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흐르는 시간 속에 믿음과 신뢰가 쌓이며 다시 정상화될 거라 믿는다.

힘내자 나 자신! 



6. 소통창구 다이어리 

이 다이어리는 어쩌면 내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소통 창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우선 아침~점심 자전거로 루루 회사 건물까지 다녀온 건 너무 즐거웠다. 날씨도 좋았고 소풍 가는 기분도 들고 오랜만에 자전거 타니 즐겁더라. 잠깐 맥도널드 먹으면서 일 관련 얘기를 했는데 종종 소통하며 자주 내 관심사와 일상에 대해서도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은 동생들과 약속이 있다는데 믿고 있지만 사실 아직 정확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늦은 시간 번화가에서 논다 하면 걱정되고 불안하긴 한 것 같다. 그리고 자리 이동이나 사진 같은 연락에도 무심한 편 같아서 얘기하면서 맞춰봐야 할 텐데.. 머리가 좀 아프긴 하다. 술자리나 지인들 자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혼자 머리 싸매지 말고 애기를 직접 듣기 전 까지는 망상에 빠지지 말자. 나만 힘들어진다…

--

루루 약속이 끝날 때쯤 돌아와서 보자라고 전화가 왔다. 목소리도 밝아서 ㅠㅠ 눈 녹듯 또 녹는다.

아직 라이프 스타일이 어떤지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지 잘 몰라서 내가 이러는 것 같다. 지금은 마음도 졸이고 머리도 아프고 종종 이렇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해소될 거라 믿는다.

초반 서로 스며드는 순간까지만, 잘 녹아들자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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