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nderful Ruru Aug 09. 2023

첫 회식 이게  맞아?


회사에 신입사원이나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보통 환영 회식을 한다.


첫 환영 회식은 모두 참여하는 분위기로 다들 잘 챙겨주려고 한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안 되었을 시기였다.


그날은 팀장님과 단둘이 외부에 업무를 보러 나갔던 날이었다.

회사 밖에 나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우고 기분 좋게 4시쯤 회사로 복귀하는데

팀장님이 갑자기 말씀하시길


“오늘 회식인 거 알지? 뭐 먹고 싶어요?”

“네?? 저는 처음 듣는데 …어…? 오늘 회식이었나요?”

“주임님이 루루 님한테 전달 안 했어? 스피커폰으로 전화해 봐”

“아…네..!”


그날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입사로 인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몇 번이나 약속을 파투 냈었는데 

더 이상을 미룰 수 없어 반드시 우리 만나리…! 하고 굳게 다짐했던 날이었다. 


갑자기 회식이라니?! 나는 진짜 들은 적이 없단 말이다!



뚜르르- - - -

“주임님 저 루루인데요 혹시 오늘 회식이에요?”

“아…! 미안 내가 정신이 없어서 전달을 못 했네! 미안해 루루 님 오늘 시간 괜찮지? “

“아….”


그때 팀장님이 갑자기 전화기를 받아 들고 말씀하시길

“이주임, 내가 신입 환영 회식하는 거까지 챙겨야 돼? 네가 선임 아니야.?”


아……. 전화기 너머로 죄송하다는 얘기가 들린다. …망했다…

(팀장님 방금까지 기분 좋으셨잖아요 ㅠㅠ 갑자기 왜 이렇게 까칠해지신 거죠?!!)


전화를 끊은 팀장님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온화하고 평화롭게 얘기하셨다.

“루루 님, 약속 있으면 안 가도 돼 ~”


그냥 차라리 나한테 가자고 말씀하시지! 

주임님한테 전화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어떻게 안 간다고 말할 수 있나요…



회사에 돌아온 이후 주임님이 나를 불러 회식을 못 알려줘서 미안하다고 얘기했지만 

나 때문에 괜히 주임님이 한 소리 들은 거 같아 영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게 나는 결국 약속을 취소하고 회식에 가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첫 나의 환영 회식은 굉장히 불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해주었을 때 정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너네 팀장 꼰대 아니냐?’에서부터 ‘야 네가 사회생활을 못 하네’까지 이 일로 토론이 벌어졌다.


본인들이었으면 팀장님이 회식 얘기를 꺼냈을 때부터 

오늘 약속은 파투 낼걸 각오하고 당연히 주임님한테 전달받은 척을 했을 거라는 거다. 


허 참 내가 전화까지 해서 말씀하실 줄 알았냐고!

작가의 이전글 25살 신입사원 생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