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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닷다시 Apr 27. 2023

절대로 실패할 일이 없다면 어떤 일을

"절대로 실패할 일이 없다면 어떤 일을"



 상상을 해보았다. 무조건적인 성공이 보장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을까?

이걸 하기만 하면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얻고, 바라던 인생을 살 수 있는 초대박 나는 일이 있다면??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돈』과 『이기는 습관』,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등을 쓴 ‘보도섀퍼’는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가그렇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 보라실패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절대 실패할 일 없고성공이 보장된 일.

 아무리 상상이라지만 ‘무조건적인 성공이 보장’되었다는 말은 매우 솔깃하고 마음 한쪽을 들뜨게 한다. 이때는 현실적으로 가로막는 것들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무조건 성공하니깐. 나의 경우엔 늘 마음에 품었던 두 가지 일이 떠오른다. 하나는 베스트셀러 소설작가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뭐, 상상은 공짜니까 한 번 상상해 본다. 베스트셀러 소설작가가 될 수만 있다면 이왕이면 내가 써낸 책이 <노인과 바다>나 <연금술사> 같은 책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멋진 문체와 이야기를 써내는 작가라니, 그런 책을 쓰고 죽으면 여한이 없겠다. 아니면 제2의 J.K. 롤링이 되어 <해리포터> 같은 대작을 써낸다.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시리즈로 나오는 족족 대박을 터뜨리고 전 세계에 수백만 명의 팬이 생긴다. 무엇보다 내 소설 속 마법세계를 모티브로 한 테마파크도 있다! 내 팬들은 모두 들뜬 발걸음으로 시그니처 망토와 줄무늬 목도리를 두르고 한 손엔 지팡이를 휘두르며 테마파크에 갈 것이다. 그 광경을 보는 나는 너무 기뻐서 오두방정을 떨다 죽겠지.



 이번엔 전 세계적인 가수가 되어본다. 한국에서만 유명한 가수는 성에 안 찬다. 나는 슈퍼볼 무대 위에서 놀 거다. 퍼포먼스의 대가, ‘레이디 가가’처럼 슈퍼볼 무대 위에서 백여 명의 댄서들과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땀을 흘리며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 오, 슈퍼볼 위의 내 모습! 짜릿해...!! 멋있어...!



 세기가 지나도 영원히 추앙받는 위대한 소설작가와 전 세계적인 팬을 거느린 가수. 이 두 가지가 ‘절대 실패할 일도 없고 성공만이 보장’되어 있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이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품었던 꿈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학창 시절 내내 마음에 품었으면서도 이 꿈들을 이루기 위해 그렇다 할 노력은 해본 적이 없다. 그 꿈을 품은 순간, ‘나는 절대 이루지 못하겠구나.’라는 걸 직감했기 때문인가? 내겐 그만큼 위대해질 재능이 없다는 걸 알아서였나? 이렇게 생각하니 스스로가 조금 측은해진다. 초등학생 때부터 꿈꿔왔으면서도 이루지 못할 거라 지레 장담하고, 겁먹고, 그래서 제대로 된 노력도 해본 적 없다니.


 이쯤에서 보도섀퍼의 말을 다시 떠올려 보자.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가그렇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 보라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보도섀퍼의 질문으로 찾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소설작가가수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무릎이 아픈 나이이니 가수는 조금 무리인 듯하다. 하지만 소설작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완서 작가님도 40세의 나이에 소설 <나목>으로 첫 작품을 쓰셨다. 글 쓰는 행위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다. 왜 어린 시절엔 소설작가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지레 장담했을까? ‘헤밍웨이’가 쓴 <노인과 바다>나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처럼 위대한 글을 써야지만 작가라 말할 수 있는 거라고 겁을 먹었었나. 중학생 때는 판타지 소설을 정말 열심히 쓰긴 했다. 하지만 한 번도 이야기를 끝맺은 적은 없다. 단편 소설을 쓰더라도 하나의 작품을 제대로 끝맺어 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나간 시절을 후회해서 뭣하랴. 이제라도 내 평생에 걸쳐 꼭! 하고 싶은 일이 ‘작가’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지금이라도 도전해 본다!



 자그러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지 소설작가가 될 수 있을까?

 답은 매우 간단하다. 글을 쓰면 된다!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글쓰기’를 하면 된다! 일흔이 넘어서도 매년 꾸준한 작품을 내는 SF/판타지/호러 장르의 거장, ‘스티븐 킹’도 매일 아침 4시간은 꼭 글쓰기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하루에 10분도 글을 안 쓴다? 글을 쓰지도 않으면서 작가가 되길 바란다? 이건 아인슈타인이 말한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정신병 초기 증세’와 같다.


 소설작가든 에세이 작가든, 되기만 한다면 다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간 꼭 소설도 쓰고 싶다. 내게는 소설을 쓰는 것이 에세이를 쓰는 것보다 어려워 보인다. 에세이는 작가의 일상에서 감상을 끄집어내는 거라 작가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아서 쓰기가 더 쉽다. 하지만 소설은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야 하는데, 실제하는 일처럼 배경과 인물들 묘사에 세심히 신경 써야 하고, 인물들 간의 대화에서도 생동감이 느껴져야 한다. 무엇보다! 재밌어야 한다. 소설은 시작부터 끝까지! 흡입력이 있어야 한다. 인내심이 1분밖에 되지 않는 현대인들을 붙잡기 위한 소설을 쓰려면 정말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


 악마와 거래를 하는 일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소설을 꼭! 쓰긴 할 테지만, 일단 정신병 초기 증세가 되지 않기 위해 매일 10분씩 책상 앞에 앉아 글쓰기 근육을 단련해 본다. 이번 주에 보도섀퍼의 말을 떠올리고 나서부터는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가장 먼저 책상 앞에 앉아 10분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해가 되었을 때, ‘올해는 글 쓰는 삶을 살자’라고 다짐했는데, 항상 가장 나중으로 미루던 것이 글쓰기였다.


“아침엔 출근 준비로 바쁘니깐. 글쓰기는 뭐, 언제 어디서 하든 간단하잖아? 종이랑 펜만 있으면 되고. 아니면 휴대폰 메모장에 글 쓰지 뭐.”


“아... 퇴근하고 잠자기 전에 10분만 쓰기로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책상 앞에 앉을 힘도 없는데? 내일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쓸까?”


 역시 사람은 게으른 동물이 맞다. 그렇게 지켜지지 못한 글쓰기들로 마음이 찜찜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우선순위였던 글쓰기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일찌감치 끝내버리니깐 종일 가슴이 개운했다! 역시 사람은 부지런해야 해. 이렇게 아침마다 글을 쓰다 보면 근육이 붙어서 나중엔 소설도 쓸 수 있을 거야.



 보도섀퍼의 말 한마디로 찾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매일의 실행력 10분을 더해본다. 나도 박완서 작가님처럼 마흔이 되기 전엔 소설작가가 되어 있을 것 같다.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 보라.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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