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린이의 영국 윔블던 테니스토리 (Tennis Story)
*주의 : 이 글은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윔블던 근처에서 벌어진 테니스 로컬 대회에 참가한 이야기입니다.
앞선 이야기에서 어떻게 윔블던 근처 로컬 대회에 참여하게 됐고, 로컬 테니스의 참여방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드디어 오늘은 첫번째 경기 출전과 대회규칙에 대해서 알아본다. 등록된 선수들의 전적과 점수에 따라 group이 나뉘는데, 아마도 내가 속한 3조 그룹은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인 것으로 보인다. 아래 표처럼 나를 포함한 10명의 선수들이 3조에서 만나게 됐다. 경기가 정해지면 대회 앱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1주일에 한 경기씩 랜덤으로 상대를 정해준다. 즉, 10명을 상대해서 총 10주동안 진행되는 일정이다. 각 일정은 상대방과 협의해서 정할 수 있고, 별도로 정하지 않는 경우 임의로 정한 시간에 진행해야 한다. 한쪽에서 시간을 변경할 경우 상대방에게 메일이 가게 되고, 서로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진행을 하게 된다.
두둥. 대망의 로컬대회 첫번째 경기의 상대는 Tomo로 정해졌다. 앱을 통해 시합 전에 상대방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프로파일을 통해 과거 전적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상대는 놀랍게도 과거 전적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럴 경우 모 아니면 도다. 즉, 처음 이 대회에 등록했지만, 엄청 잘하는 사람이거나 정말 처음 등록해본 테니스 초보이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처음 등록된 계정이므로 상대방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았다.
그렇게 처음 맞붙게 된 아침. 이제 30대 후반에 들어서는 나에게 몇가지 원칙을 정했다.
1.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자. 이제는 승리하는 것만이 운동의 목표가 아니라 영국 로컬 사람들과 테니스로 어울리면서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체력을 키우자.
2. 이제는 힘이나 스피드보다 데이터 기반으로 승부하자. 모든 공을 따라잡고 컨트롤할 수 있으면 이론적으로 지지 않는다.
3. 상대방의 실력과 그 날 컨디션에 상관없이 내가 만족하는 경기를 하자.
[로컬테니스 규칙]
1. 3세트 매치게임이다. 1세트는 6게임으로 구성된다. 한 게임은 0 (러브) -> 15(피프틴) -> 30 (서티) -> 40 (포티) -> 게임, 이렇게 4포인트를 따면 된다.
2. 1세트 와 2세트를 연달아서 이길 경우 2:0으로 게임이 끝난다.
3. 타이브레이크(Tie-Break) : 한 세트에서 각각 6게임씩 획득하게 되서 6-6 이 됐을 경우 타이브레이크로 진행하게 되고, 이때는 위에서 말한 15,30,40 의 방식이 아니라 1,2,3 으로 점수를 계산한다. 7점을 먼저 낸 쪽이 승리하게 된다.
[영국 테니스에서 관찰한 흥미로운 사실들]
(물론, 이것은 다른 테니스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내가 관찰한 바는 이렇다)
1. 놀랍게도 남자와 여자가 동일한 조에 편성이 되서 경기한다.
2. 1세트 직후 코트를 서로 바꾸고, 그 다음부터 2세트가 지날 때마다 코트를 교환한다. (1세트 -> 3세트 -> 5세트 -> ...) -> 코트를 교환하는 시간에 서로 물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3. 복식보다 단식을 훨씬 선호한다. (한국에서 동호회 혹은 클럽 테니스에서 대부분 복식을 선호하는 것과도 비교가 된다.)
물론 위 내용은 경기하면서 하나씩 알게 된거지만, 정리해서 한눈에 보는 것이 이해하기 좋을 것 같아서 함께 올려둔다.
그리고 Tomo와의 경기가 시작됐다. Tomo는 영국인과 일본인의 혼혈로 현재 Sony에서 근무하는 '훈남'의 20대 중반쯤 되는 청년이었다. 첫 경기부터 이렇게 치열하게 전개될지는 몰랐지만,,, 세부적인 이야기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