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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터드리븐리포트 Aug 19. 2024

데이터로 HR의 미래를 열다: 피플 애널리스트

피플애널리틱스? HR애널리틱스? 애널리스트?

미국 잡마켓의 떠오르는(fastest-growing) 직업 2위, 피플 애널리스트

세계최대 비지니스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의 직업 보고서(LinkedIn Jobs on the Rise 2023)에 따르면, 2023년의 떠오르는 직업 2위로 피플애널리스트(People/HR Analyst) 가 선정이 됐다한국 잡마켓에서도 피플 애널리스트에 대한 포스팅이 빈번하게 보이기 시작했고대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에서도 피플애널리틱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대체 피플 애널리스트는 어디서어떻게 등장한 단어이며피플 애널리스트의 연구 분야인 피플 애널리틱스는 무엇일까


피플 애널리틱스를 이해하기 전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인 비지니스 애널리틱스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지니스 애널리틱스는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의 니즈에 따라 실무 중심으로 발전된 학문이다. 개인의 경험이나 직관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목표로 각 전문분야에서 발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래 표처럼 마케팅 분야에서는 애널리틱스가 적용되어 그로스 해커라는 전문가로 불리며, HR 분야에서 애널리틱스가 적용되면 피플애널리스트/HR애널리스트라는 전문가로 불린다. 이 글에서는 피플/HR 애널리스트 용어를 피플 애널리스트로 통칭해서 서술하기로 한다. 

[표] 데이터 기반 분야별 전문가 종류 (출처: 데이터드리븐리포트 (한빛미디어))


잡마켓에서 요구되는 비지니스 애널리스트의 필요한 역량은 크게 3가지로 정의되는데 첫번째가 통계/수학, 두번째가 컴퓨터 과학/프로그래밍, 그리고 마지막이 도메인 지식 (Domain Knowledge)라고 하는 관련 비지니스 분야의 지식이다. 피플 애널리스트가 가져야 할 역량 또한 비지니스 애널리스트와 유사하지만 도메인 지식이 HR 분야라는 점이 다른 비지니스 애널리스트와 다른 점이다. 실제로 피플 애널리스트들의 이전 경력을 보면, 비지니스 애널리스트 혹은 데이터 애널리스트에서 경력을 쌓다가 HR 분야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피플애널리스트로 전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플 애널리스트 역할: 추론과 예측

실제로 대체 어떤 일을 하길래 위 3가지 역량이 모두 요구되는 걸까? 

회사의 규모와 조직의 특성에 따라 피플 애널리스트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는 HR analytics 팀이 별도로 존재하면서 전사적인 전략에 맞춰 인적자원을 데이터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HR부서에서 HR 전략, 기획 팀 혹은 특정한 기능부서(채용, 평가, 교육 등) 내에서  개인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것에 더해 DEI (Diversity:다양성, Equity: 형평성, Inclusion: 포용성)  이슈 혹은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 부분에 피플 애널리스트 역할의 비중을 크게 기대하기도 한다. 사내 컨설팅 조직의 일원으로 각 부서들이 고민하는 사람에 관한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하는데 뛰어들기도 한다. 


피플 애널리스트의 역할은 크게 추론과 예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추론은 과거 혹은 현재에 벌어지는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고, 예측은 미래에 일어날 현상을 알고 대응하는 것이다. 추론의 대표적인 방식은 데이터 시각화(visualization),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분석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고성과자의 공통적인 특성이 무엇인지, 채용절차와 방법에서 고성과자 요인들의 상관관계는 어떠한지,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성과 향상에 미치는 인과관계는 어떠한지에 대한 것이 실제 추론과 연관된 사례들이다. 반면 예측의 대표적인 방식인 머신러닝, 딥러닝은 과거 학습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조직에 새로운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을 때 직원 만족도와 생산성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새로운 프로젝트 팀의 도입을 통해 조직의 네트워크와 혁신 성과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등이 예측과 관련된 사례들이다.


이와 같이 추론과 예측 두가지 방법을 사용하긴 하지만, 피플애널리스트의 목적이 인사권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직관이나 감을 벗어나 데이터 기반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사람에 대한 결정의 편견을 최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명가능한(explainable)  추론 방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이유로, 피플 애널리스트에게는 데이터 분석 능력뿐만 아니라 분석 결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게 요구된다.피플애널리스트 관련 채용공고문을 분석해 보면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 정기 리포트, Python/R 프로그래밍 언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공통적인 요구사항으로 명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추론과 예측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통계적, 프로그래밍적으로 테크니컬한 용어들을 비전문가에게 쉽게 전달하면서 의사결정자를 설득하는 것까지 기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피플 애널리스트, 무엇부터 시작해야 되나 

최근 피플애널리스트로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분과 커피챗을 하는 중에 이런 질문을 들었다. “한 분야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데 3가지를 동시에 어떻게 전문적으로 할 수 있나요?” 이것에 대한 대답은 2가지다. 첫째. 처음부터 3가지 역량을 동시에 보유하고 이 길을 간 사람은 없다. 둘째, 생성형 AI 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프로그래밍 부분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수준을 넘어 무너져 내리는 단계에 있다. 


1.        처음부터 3가지 역량을 동시에 보유하고 이 길을 간 사람은 없다.

나의 업(=도메인)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어보자: 내가 현재 맡은 업무에서 데이터 분석을 적용해 보고서를 작성해 보자. 그것이 아주 간단한 데이터시각화든, 상관관계 분석이든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굳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의 업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해 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필자가 진행하는 강의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드리븐 문제해결’ 이 있는데, 본인이 담당하는 직무와 관련된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해 보는 것이다.  이 때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다. 분석을 하는 데 있어 대부분 방법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문제에 따라 적용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하고 분석단계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문제 정의만큼 중요한 것은 해당 문제의 비지니스 임팩트가 어느 정도 가져가는지 이다. 내가 생각할 때 중요한 문제라 할지라도 조직 내에서의 영향력 혹은 가치가 낮다면 근무시간 동안 해당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조직에서 허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다. 즉, 조직에서 중요하면서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데이터 기반으로 풀어나가보는 성공을 습관처럼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이 방식으로 여러분의 상사를 설득할 수 있다면, 혹은 주변 동료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자연스럽게 3가지 역량에 가깝게 가는 것이다. 


2.     생성형 AI 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프로그래밍 부분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수준이 아닌 부숴버리고 있다. 

챗GPT , 구글 Gemini, Claude 등 다양한 생성형 AI 툴들이 앞다투어 성능을 발전시키면서 과거 진입하기 어려웠던 프로그래밍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파이썬이든 R이든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이든 간에 내가 분석하려는 데이터의 문제정의가 명확하고 분석절차를 정확하게 따라간다면 생성형 AI를 조수 삼아 원하는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물론,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을 실행하기 위한 지식과 오류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식이 익숙해질 필요가 있지만, 과거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학습커브와 진입장벽에 비해서는 코딩 경험이 부족했던 현업 실무자들에게 고급 분석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만약 사내 데이터의 보안 이슈 때문에 생성형 ai 사용에 제약이 있다면, 비슷한 데이터 형식을 가상으로 만들어 코드를 만든 다음 실제 데이터에 적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당신의 배움현업을 이렇게 변화시킬  있다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피플애널리스트 17명과 함께 쓴 책  ‘피플 애널리스트가 온다’를 최근 다시 한번 읽어보며 느꼈던 피플 애널리스트들의가장 큰 공통점 중 하나는 

1.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다. 

2.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3.        나의 성장과 다른 사람의 성장을 추구한다.


누구도 이 길을 가지 않던 시기, 피플 애널리스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저변을 키워왔던 가장 큰 이유는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본인의 성장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장을 추구해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동기와 회사의 가치가 만날 때 진정한 현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피플애널리스트의 조건이 여러개인 만큼 각 분야에서의 발전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모두 따라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연구는 특정한 답이 있다기보다는 조직의 상황, 의사결정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정의하는 피플애널리스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2가지다. 첫째, 내가 상대하는 이해관계자 혹은 의사결정자의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 혹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내가 제시한 해결책이 실제 직원의 행동변화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라는 경험에서 오는 편견과  “딴 회사는 뭐하는지 보고 와 봐” 라는 벤치마킹의 틀을 뛰어넘은 조직의 특성에 맞는 HR을 꿈꾼다면, 기계적인 관리의 HR이 아닌 실질적인 직원의 행동 변화를 꿈꾼다면, 피플 애널리스트의 커리어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전통적인 HR담당자의 역할이 의사결정자의 수동적인 보조자 역할이었다면, 피플 애널리스트는 직관과 감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능동적인 전략적인 조언자 혹은 파트너로 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이끄는 도전적이고 의미있는 길에서, 당신은 HR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해 나가는 선구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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