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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범을 규범답게 Oct 20. 2020

[책리뷰] 윤재웅「차이나 플랫폼이 온다」

디지털 패권전쟁의 서막

책리뷰.

선대인경제연구소 중국 경제 전문가가 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경제의 해법 "한국이 저성장 구조에서 탈피하고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하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야 한다."

운재웅 지음 / 미래의창 출판사 / 2020.07.06


개인적으로 <차이나플랫폼이 온다>이 중국 IT시장과 플랫폼에 대해서 지금까지 본 책들 중에 가장 잘 설명된 책. 하지만 디테일한 분석에 대해선 조금 아쉬웠다. 


단적으로 중국 커머스 채널의 페이지 방문자의 Conversion rate이 0.37%에 불과한 데 비해 소셜커머스의 경우 6~10%, 최상위 왕홍은 20%에 육박한다. 하지만 단순 거대한 팬덤을 거느린 왕항이 자신의 체험을 공유할 수 있어서가 20%를 달성한 것이 아니다. 이들이 이전에 유통망을 건너뛴 D2C(Direct to Consumer)가 가능했다.  


기존 중간 유통마진을 전부 없애고, 제조사와 손잡고 Live eCommerce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든 요인이 가장 크다. 특히 중국이 워낙 각 지역별 GDP 격차가 크다 보니, 기존 유통사들은 1, 2, 3선 도시의 소비재를 제각각 sourcing 해왔다. 하지만 이를 왕홍이 유통구조를 무너트리고 직접 제조사와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었다. 새로운 판에선 제조사가 기존 유통사에 줬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제품을 왕홍에게 공급할 수 있었고, 왕홍이 유통마진을 없애니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Live eCommerce로 판매해 가격 경쟁력을 얻었다. 또한 판매 가격이 낮아져 기존 1선 대도시 소비자만 구매해오던 소비재는 2, 3선 도시 사람들까지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해 시장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 통한 것


참고로 중국 3선 이하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인터넷 사용자 중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해본 적 없는 사람이 1억 2,8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향후 이들 지역 전자상거래의 성장잠재력이 크다.



크게 공감하고 우려되는 몇가지 생각


중국 인구의 25%가량은 제도권 금융기관과 거래한 실적이 없어 기존 신용평가 방식으로는 등급을 매길 수 없었고, 높은 수수료와 복제에 대한 불안감 역시 신용카드 보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여건 속에서 중국 주요 IT기업은 현금결제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건너뛰고 모바일결제 상용화로 직행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결과 중국은 불과 2~3년 만에 전 세계에서 핀테크 도입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됐다.


현재 동남아 국가 역시 은행 계좌 및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인터넷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을 기회로 활용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기업이 공격적으로 투자와 M&A로 사실상 평정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카카오페이 역시 앤트파이낸셜이 지분 40% 확보한 것을 보면 아시아 핀테크가 이미 중국에 평정했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럼에도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미국 플랫폼 기업은 익히 알고 있지만 중국의 플랫폼 기업에 대해선 잘모르는 것을 넘어 무지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내 중국 플랫폼 운용인력은 거의 없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부족하며,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도 정말 낮다. 대기업들 도차 중국 수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니저급 인력들이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서 철수한 배경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은 사드 보복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실제로 중국 신유통 혁신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 영향도 적지 않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전통 대기업들이 아직도 망해가는 Legacy를 붙잡고 new generation에 필요한 인프라투자에 정말 소극적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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