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손님이 왔는데 인사를 안 해주지
나 진상인가?
브런치 작가를 등록해두고 미루다가 처음 쓰는 글은, 스스로 날카로움과 예민함과 진상 그 사이를 고민하게 만드는 '응? 이게 맞나?' 버릇이다.
오늘 퇴근하고 책도 보고 쉴 겸 자주 가던 회사 근처 카페를 왔다.
손님이 한명도 없던 카페는 출입문이 열려있었고 나는 발을 질질 끌고 걷는 편이 아니라 내가 내부로 들어와서 자리를 잡기까지 사장님 부부는 내가 온 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사장님이 바뀌었다.
두 분이서 출입구를 등지고 계속 말씀을 나누느라 나를 모르는 것 같았다.
갑자기 손님이 있는 걸 보면 놀라실까봐 키오스크에 서서 메뉴를 고르며 인기척을 내야 하는 건가 고민했다. 키오스크도 소리가 안 나서 카드를 넣고 결제할 때가 되어서야 내가 있는 줄 아셨다.
근데 왜 인사를 안할까...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프로불편러, 진상일까?
주문한 음료가 나와서 가지러 갔다. 음료를 들고 감사합니다 인사하는데 앞에서 주방 정리를 하고 답은 없으셨다. 맛있게 드세요 같은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너무 오버인가 진상인가?
손님이 왕이라는 문구는 구석기 시대물에나 있을 법하다고 생각하므로, 절대 손님으로써 대접받고자 함이 아니다. 불편하다. 기분 나빠. 여기 다신 안 와. 이런 생각이 아니라,
그냥 내가 사장이라면, 손님이 나의 매장에 들어온 걸 알았다면 왔으면 당연히 어서 오시라 하지 않을까... 이 동네는 번화가 아니고 동네 장사인데 이런 디테일이 있으면 동네 손님들이 더 자주 찾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진상일까, 오지랖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