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그녀의 모든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습니다.
- <노벨위원회 발표문>, 노벨위원회 위원장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은 "이상(理想)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께" 수여하라는 알프레트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의 작가 중 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때때로 작가 개인의 작품 중 주목할 만한 특정 작품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에서 "기여"란 한 작가가 쓴 작품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특정 연도에 상을 받을 사람을 결정하며 수상자의 이름을 10월 초에 발표합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는 1기에 튀르키예(터키)의 작가 ‘오르한 파묵’, 2기에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 3기에 중국 작가 ‘모옌’, 4기에 헝가리 작가 ‘임레 케르테스’, 5기에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6기에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7기에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8기에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 9기부터 11기까지는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 ‘아니 에르노’, ‘장 폴 사르트르’, 12기는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 13기는 다시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 14기는 영국 작가 ‘가시오 이시구로’의 작품을 함께 읽었습니다. 15기는 2024년 수상자인 대한민국 작가인 ‘한강’ 작품을 읽습니다.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강 작가는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습니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습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만해문학상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해외 번역 판권도 20개국에 팔리며 한국문학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고. 2023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021년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꾸었던 꿈의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학살로 가족을 잃은 이는 그 흔적을, 행적을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지난 시간들은 수십 년을 건너 눈보라 속에서 고립된 외딴집 흔들리는 촛불 아래에서 되살아납니다. 이것은 작가의 바람처럼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삶을 잠식하는 고통 속에서도 결코 작별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 작가의 작품세계의 정점에 이른 가장 강렬한 작품
— 르몽드
▶ 저는 모든 작가가 가장 최근에 쓴 책을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최근에 쓴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입니다. 이 책으로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노벨위원회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본문, p.134)
《채식주의자》는 2007년 출간되었습니다.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입니다.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장편소설입니다. 하지만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합니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르며 더 크나큰 공명을 이루어냅니다.
▶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산문
— 가디언
▶ 충격 때문에 손으로 입을 막고 읽어야 하는 책
— 오프라 매거진
"이 모든 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가 어떤 성스러운 것, 사람이라고도, 그렇다고 짐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식물이며 동물이며 인간, 혹은 그 중간쯤의 낯선 존재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