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일본, 일본 다음으로 인구 5천만의 한국이 전체 5위다.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자동차 브랜드는 수백 개가 되지만,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고 판매까지 하는 메이저급 완성차 업체는 15~20개 그룹 정도로 추려진다. 연 10만 대 이상을 자체 기술로 양산하는 회사들은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인도의 타타 그룹이나 중국의 BYD 같은 신흥 지역 강자들도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를 만드는 나라는 중국이다. 14억 인구의 이동을 감당하기 위해서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자국 기업과 5:5 합작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규제했었다. 북경, 상하이, 광저우 등 각 성급 행정구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현대차, 폭스바겐, 닛산 등 다양한 외국계 기업과 협업을 하면서 실력을 키워 왔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전동화의 붐을 타면서 자체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로컬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과 규모를 확장해 오고 있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자동차 강호인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은 성장세가 주춤한 편이다. 예전에 영광을 그대로 이어가길 원하지만 쉽지 않다. 기술을 계속 변하고 테슬라는 FSD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로, 유럽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레거시라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급부상하고 있는 국가들의 값싼 노동력과 생산성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2000년대에 중국 시장이 개방되었을 때는 새로운 시장을 쟁취하고자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실패해서 철수하고 그때 과도하게 투자했던 부담은 현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전기차가 경쟁의 주력이 되면서 그동안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지켜오던 기술적인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지면서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자동차 회사들은 서로 힘을 합치면서 커다란 그룹으로 재편된다. 자동차 개발의 기본이 되는 플랫폼과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프랑스의 푸조,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스텔란티스라는 이름으로 뭉쳤고, 미국의 뷰익, 쉐보레, 케딜락 같은 로컬 브랜드는 GM 아래에 모였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셰는 한 배를 타고 있고, 우리나라도 현대차가 기아를 합병해 현대차 그룹으로 대응하고 있다. 작은 회사가 스스로 생존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에는 생산 공장만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나 중남미에도 부품을 가져다가 조립하는 방식의 CKD (Completely Knock Down) 생산 방식의 공장들이 메인이다. 사실 우리도 1975년에 포니를 만들 때만 해도 같은 방식이었지만 이후 국산화율을 높여 가며 스스로 차를 개발하고 만들 수 있는 나라로 성장했다. 그리고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차를 만드는 나라의 반열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