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AI는 사람을 돕는다
AI와 일자리 문제(5)
월마트의 AHI 기반 혁신은 직원 교육에만 그치지 않는다. 월마트는 적극적으로 AI Agent를 도입해 현장과 사무에서의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AI Agent는 반복 업무 자동화, 정보·분석 지원, 고객 응대 혁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직원의 효율과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덕분에 직원들은 단순 업무 부담이 줄고 문제 해결·서비스 혁신·리더십 등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재고 및 상품 관리, 데이터 보고 및 분석, 직원 관리, 고객 응대 등 네 영역에서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
고객 응대 업무는 AI Agent가 가장 빠르게 정착된 영역이다. 월마트의 고객용 에이전트 ‘Sparky’는 상품 추천, 재고 확인, 배송 일정 안내 등 단순 문의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월마트 직원들은 비슷한 고객 문의들에 대해 반복적으로 답변하는 일에서 벗어나 고객의 감정을 관리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AI가 고객 피드백을 분석하면, 현장 직원은 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할 전략을 고민하거나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안한느 것이다. 이 부문에서 AI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하고, 사람은 고객 경험을 완성하는 ‘서비스 창조자’가 될 것이다.
데이터 보고 및 리포트 작성 업무는 이미 거의 완전히 자동화되어 있다. 매장의 POS, 물류, 인사, 마케팅 데이터들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그리고 AI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예컨대 특정 상품의 매출 하락 원인이 날씨인지, 재고 부족인지 즉시 분석해 관리자가 조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월마트 직원들은 이제 단순히 숫자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그들은 단순 보고에 쓰던 시간을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데이터 해석자’이자 ‘현장 혁신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재고 및 상품 관리 부문을 보자. AI Agent는 판매 데이터, 날씨, 지역 이벤트까지 종합 분석해 적정한 발주량을 예측한다. 스캐닝 로봇은 매장을 순회하며 진열 오류, 가격표 불일치, 품절 상품을 자동 감지하고 데이터를 중앙 시스템으로 전송한다. 과거에는 점원이 직접 재고를 확인하고 주문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이제 이런 반복 업무는 크게 줄었다. 이제 직원은 AI가 제시한 재고 데이터를 검증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진열 전략을 세우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사람의 역할이 ‘재고를 확인하는 역할’에서 ‘운영 전략을 세우는 역할’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직원 관리 부문에서도 AI Agent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직원 관리 담당자들은 근무표 작성, 근무 일정 조정, 휴가 승인, 교육 일정 관리 등과 같은 반복적인 업무에 시간을 많이 써야 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AI Agent가 이런 일들을 도맡아서 하게 될 것이다. 직원 관리 Agent는 직원의 피로도와 근무 패턴을 분석하여 최적의 근무 일정을 제시한다. 관리자들은 엑셀 수작업을 하는 대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그 결과 관리자들은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벗어나 코칭, 피드백, 동기부여 직원들을 이끄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AI Agent가 ‘운영 업무 담당자’가 되어준 덕분에 사람은 ‘조직 문화 창조자’가 되어갈 것이다.
AI Agent 도입 이후 월마트의 직원들은 단순하고 반복되는 업무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매장부터 운영 조직까지 ‘사람이 중심이 된 AI 협업 구조’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인공지능이 모든 직업을 바꿀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했지만, 대량 해고 대신 직무 재편과 재교육, 재배치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 관리 전략을 바탕으로 월마트는 앞으로 3년간 210만 명 규모의 고용을 유지하되, 구성원 각자의 역할과 역량만 본질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확장하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것이 월마트 혁신 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