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로우 Jan 29. 2023

삶이 파도라면, 우리는 서퍼니까.

불확실성의 파도를 타는 서퍼

삶이 파도 같다고 느낀다.

조금 전과 조금 후가 절대 같을 수 없다. 삶의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지나간 파도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동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는 안전한 해안가에서 먼바다를 꿈꾸고, 거친 바다 위에서 평온한 땅과 휴식을 소망한다. 어쨌든 우리는 멈춰있을 수 없고, 필연적으로 계속 나아간다. 아무리 애써도 큰 파도를 거스를 수 없을 때는 때론 힘을 빼고 따라가면서, 뭔가를 알 거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넘어지면서, 우리의 존재에 비해 너무 큰 바다 위에서, 우리의 짧은 생애와 이해로 이해할 수 없는 뭔가를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나간다.


균형이 중요하다.

균형을 잃는 순간 삶이 사람을 압도한다. 우리는 각자의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따르는 것은 일시적으로만 도움이 된다. 삶은 불공평한 것이라서, 누군가는 타고난 균형감각을 자랑한다. 누군가를 부러워하기보다는 내 앞의 파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장점과 나의 단점, 나의 가능성과 나의 한계로 살아가는 삶이다. 나로 살지 않으면 누가 나의 균형을 찾아줄까. 균형감각은 나의 몸으로 넘어지며 체득된다. 배우는 삶을 살게 된다.


체력이 중요하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 에너지를 쓴다. 우리는 우리의 자아 안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정신적인 문제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물리적인 한계가 우리를 감싸고 있다. 의지력은 체력이고, 친절함은 체력이고, 평온함은 체력이다. 용기도 체력이다. 바다로 나가려면 손으로 노를 저어 나가야 한다. 두려움을 견디는 데에도, 즐거움을 느끼는 데에도 에너지가 든다. 체력은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들을 단순화하는 힘이 있다. 그러니 뭔가 너무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그저 뛰어보는 것도 좋다. 삶은 실제로는 너무 복잡해서, 때로는 그저 믿음이 필요하다. 나에겐 운동이 믿음이다.


적응력이 중요하다.

삶의 불확실성은 정복할 수 있는 속성의 것이 아니어서 적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은 미래가 아니다. 확실한 삶을 원한다면 과거 안에 살아야 하고, 그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아무 것도 절대로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매 순간 새로운 파도가 온다. 예상하지 못한 기쁨을 느낄지도 모른다. 크게 넘어질 수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무언가를 배울 것이다. 물론, 뭔가를 배웠어도 다음에 써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뭔가 억울하지만 어쨌든 예측할 수 없는 파도를 타는 것이 서핑이고 삶이다.


덜 생각하고 더 움직이자.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는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울 수 없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지 않을 이유를 언제든지 얼마든지 댈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든 하지 않든 시간은 간다. 단 한번 주어진 삶이고, 유한한 시간이다. 몸을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머리로만 사는 것이 아니고, 몸으로도 산다. 몸으로도 생각하고, 몸으로도 배운다. 머리 안에도 현실과 닮은 세계가 있지만 그건 현실이 아니다. 진짜 세계가 바로 눈앞에 주어져있다. 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실의 삶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그저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즐기자.

우리가 고통받기 위해서, 고통을 견디기 위해서, 성장만을 위해서 세상에 온 것은 아니다. 우리는 확실한 것을 꿈꾸지만 무엇이 확실할까. 어떻게 무언가를 확신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저 체험하는 존재다. 그러니 순간이 왔다 사라지고, 영원한 것이 없다 할지라도, 아무리 덧없다 할지라도, 매 순간 느껴지는 것들을 느끼며, 원하는 것들을 원하고, 믿는 것들을 믿으며 살아가자. 그 이상의 삶은 원래 없다. 그러니 나답기를, 그러니 즐겁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일 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