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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JORICA Jan 12. 2021

좋은 이웃이 집보다 먼저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된 요즘,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좋은 이웃이다.


재택근무가 생활화되고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악영향으로 가정폭력과 이혼이 증가하고 층간소음 민원이 폭증한다고 하니..코로나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꽤나 지대하다. 나 역시도 방음이 잘 되지 않는 집에 살다 보니 이래저래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아진다. 현관문 살살 닫기, 늦은 시간에 고성방가 하지 않는 게 어려운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아주 기본적인 것도 지킬 줄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아랍의 오래된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الجار قبل الدار

이웃이 집보다 중요하다.

الجار는 이웃, الدار는 집 قبل은 이전이라는 뜻이다. 직역으로 ‘이웃이 집보다 먼저이다’ 해석할 수도 있다.


아랍은 부족사회이다 보니 지금도 시골마을에 가면 친척들이 같은 동네에 모여사는 일이 많고 이웃끼리도 왕래를 많이 하고 산다. 요르단 유학시절,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온 동네 사람들이 나를 만나러 길거리에 나와서 인사하러 돌아다닌 적이 있으니,,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 왕래하고 지내는데 이웃에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거야 말로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옆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생활을 함께하고 생각을 나누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랍도 점점 도시화되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유학시절 몇 번 이사를 다니면서 지냈지만 특별히 나를 반기는 이웃은 없었으니, 현대화된 아랍도시에서는 이런 속담이 거의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

그렇게 아랍에서도 구식으로 잊혀져가는 속담 한 마디가 코로나로 고통받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적용이 되다니, 유행이 돌고 도는 것처럼 사람이 사는 세상도 돌고 도는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점점 더 긴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고 온라인 수업이 대중화된다면 우리는 업무, 학업, 휴식 모든 것을 "집"에서 해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엔 좋은 이웃이 역세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갈 우리에게,


الجار قبل الدار

[알자르 까블다르]

집보다 이웃이 중요하다


는 속담은 꽤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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