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rasee Sep 21. 2016

채널A 방송기자 채용2

짧지만 길었던 2박3일의 시간

동아미디어그룹의 채용전형 결과발표는 매우 빨리 나온다. 오전 9시 즈음 불합격자와 합격자 모두에게 발표가 났음을 알리는 문자가 간다. 살떨리는 전형과정을 인내로 견뎌야 하는 지원자들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발표가 나는 날, 보통 저녁에 공지를 올리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지원자의 하루를 쏙 빼먹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동아미디어그룹은 참 좋은 곳이다. ㅋㅋ 매우 편협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애정임을 밝힌다.


실무전형 발표도 마찮가지다. 참고로 이번 2016년 동아전형에 나는 지원하지 않았다. 댓글을 남겨주신 분이 계셔서 답을 하자면. 그리고 채널A시험이 있던 그 주 수요일, 스터디에서 내가 낸 논술 주제가 바로 '대통령의 자격'이었다. '2017 대선후보의 공약을 제시하라'는 주제가 이번 채널A 기자전형 논술 주제였다. 나름 비슷했다는 점에서 족집게 능력이 있다는 자랑을 은근 하고 싶었다.


채널A실무전형은 동아일보보다는 조금 나은편이다. 물론 하루 덜 한다는 점(3박 4일)에서 낫다는 뜻이다. 채널A의 2박 3일이 빡세게 돌아간다는 점은 다를게 없다. 실무전형비는 9만원을 준다. 하루에 3만원 꼴. 동아일보는 12만원을 받는다. 뭐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참고로 2014년 전형 기준이다. 이젠 실무진행과정에 대해 설명을 하겠다. 물론 2년 전 일이라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첫째날,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에 모인다. 12층? 층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대회의실같은 곳에 집결한다. 집결하자마자 신분증으로 체크인을 하고 취재비겸 전형비인 9만원을 봉투로 받는다. 짭짤하다. (참고로 신문사들이 돈을 잘 다ㅋㅋ 방송사는 어림없다. 최종을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방송사는 최종가면 준다는 이야기가 많긴 하다.) 오늘의 진행과정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한다.


가장 먼저 진행했던 과제는 '현장취재'였다. 당시 현장취재 주제는 '명동'이었다. 취재 수첩을 나눠주고 다양한 지시사항을 내린다. 제한시간은 2시간. 동아일보 사옥을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의 여정을 수첩에 낱낱이 적기. 인터뷰이에 대한 정보(이름, 성별, 나이, 그리고 직접 찍은 얼굴 사진,사진은 따로 담당자 카톡에 전송하기까지 한다) 반드시 적기. 2시간 취재하고 돌아와서 1시간 기사쓴다. 기사를 제출할때 쯤이면 이미 점심시간이 지난 1시가 넘는데, 물론 밥은 알아서 취재과정 중에 해결해야 한다. 나는 명동역을 둘러싼 지하상가에 대한 취재를 주제로 잡았다.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면서 기존에 지하도를 이용해 도로를 건너던 시민들이 줄어들게 됐다. 때문에 지하상가의 고객 수요마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point를 잡았다. 특히 회현역 부근의 지하상가는 정말 사람이 거의 안다닐정도로 썰렁했다. 손님들의 이동이 원활하게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지만 지하도를 다니는 사람들은 없었다. 꽤나 신박한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실무탈락 뒤 탈락 이유를 물었을 때, 현장취재에 대한 점수가 좋지 않았다는 평을 들었다. 중하정도 됐던것 같다. 주제의 문제인지, 취재내용이 알차지 못했던 문제인지, 기사형식이 부족했던 건지. 평을 들었을 때 참고로 했던 말 중에 하나가 방송기사유형에 대한 공부가 좀 더 필요할것 같다는 코멘트가 있긴 했다. (특히 채널A 방송 기사 작성유형이겠지)


기사취재과정을 대충 정리하자면 광화문 사옥에서 명동까지 걸어가며 주제를 생각했고, 주제를 잡은 뒤 회현, 명동역 부근 지하도 및 지하상가를 모두 돌아다니며 상가 주민들에 대한 인터뷰 시도. 횡단보도 설치에 대한 중구청 공무원에 대한 인터뷰. 이를 정리해 1시간 동안 기사 쓰고 휴식. 그 와중에도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시켜먹긴 했는데 먹는 둥 마는 둥 했다.ㅠㅠ 먹으면서도 취재생각. 하지만 배고프면 다음 일정 진행이 불안하니 나는 먹었다. 밥이 짱이다. ㅠㅠ


실무 취재가 끝난 뒤 카메라테스트가 이어졌다. 사실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동아미디어그룹이 만드는 시험이 있는데, ADT인가 뭔가 암튼 테스트가 2가지 있다. 하나는 '지금 당장 일산으로 퇴근을 하는 직장인을 취재해야 한다면 서울의 어느 정류장으로 가겠는가?' '인천공항면세점에서 가장 잘 나가는 물건 1, 2, 3위는?' 뭐 이런 유형의 문제. 시험2는 일반적인 상식문제다. 채널A 필기시험때 상식시험을 안 보는데, 실무시험때 상식시험을 치른다. 솔직히 상식시험봐서 당황했다.ㅋㅋㅋ 아! 두꺼운 보도자료로 단신기사 2개 정도 쓰고, 시험2개 보고, 카메라테스트를 한 것 같다. 카메라 테스트는 원고 여러개가 주어지고 그 중에 랜덤으로 뽑는 방식이다. 채널A 저녁뉴스를 진행하는 남자앵커, 그리고 여자기자? (아나운서는 아니었다)두 세명이 함께 카테를 본다. 마이크 앞에서 서서 앞을 보고 정확히 읽으면 된다. 나의 경우 학교 방송국 출신이냐는 소리를 듣긴 했다. 좋은 평가라고 생각했지만 카테 점수는 중간이었다. 참고로 카테평가는 그닥 배점이 높지 않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저녁 먹을 시간이 된다. 그럼 집에 가느냐? 노놉.

식사를 하러 갔다. 고기집. 맘껏 먹을 수 없었다. "김보라씨는 나이가 많던데 괜찮아, 아직 그 정도면" 32명의 지원자들의 개인 신상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먹는 것도 평가의 일환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차는 맥주집에 간다. 2차 가기전에 의사를 물어본다.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겠다는 사람은 자유롭게 집에 보내준다. 나는 집에 갔다. 한 3명이 빠졌던 것 같다. 물론 후회는 하지 않는다. 정말 내일이 두려웠으니까. 근데 동아는 약간 이런걸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가도 평가에는 지장없다고 했지만 '함께 간다' '가족같은 분위기'를 매우 중시한 느낌이었다. 참고하시길.


한게 너무 많아서 한번에 다 적지를 못하겠다. ㅠㅠ 2회에 나눠서 적겠다. 암튼 첫 째날이 지나면 나머지 이틀은 합숙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 2016년 전형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다. 빡.셀.것.이.다.


이번 주 발표날 채널A필기합격자분들 파이팅!




좀 더 궁금한게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심 답변 달겠습니다.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저도 공부를 하다보니 ㅠㅠ 답변을 달아야지 하면서도 까먹네요.


글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경험했던 지난 5년간의 이야기를 그냥 묵혀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기자를 선택했고, 궁극적으로는 제 삶이 그러했으면 하기에 기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헛되지 않은 5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이 브런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매일 쓰겠다는 처음의 다짐은 물거품이 됐지만 최대한 업로드하겠다는 작은 의지를 갖고 브런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이 공간의 존재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채널A 방송기자 채용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