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해도 괜찮아, 결국 의미있는 일이 될테니까
제가 대가들과 조금 깊이 이야기를 나눠본 경험이 있는데,
대가인데 이런 것도 모르나 싶을 만큼 그분들에게도 구멍이 있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있다고 봅니다.
대가는 능력이 출중해서 하나씩 모두 쌓아가며 지금의 자리로 올라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분들도 꼭 완벽하지 않다는제 나름의 확신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공부의 구성요소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깊숙이 파고든 저쪽이 버팀목이 되어 제법 힘이 생깁니다.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삽질하다.'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헛된 일을 하다"라고 적혀 있다.
가장 빠른 길을 놔두고 한참 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하거나,
결과와 전혀 상관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한 경우에 쓰는 말이다.
한마디로 결과를 내는 데 도움이 안 되는 쓸데없는 일이 바로 삽질이다.
그런데 과연 세상에 헛된 일이라는게 있을까?
...
해 보고 싶은 일을 한번 해 보는 경험이 당장의 과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도해 본 경험, 그 씨앗이
뒤늦게 마흔살이 넘고 쉰이 지나서야 꽃을 피울 수도 있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