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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UX Jan 17. 2021

이모티콘도 큐레이션을?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이모티콘을 통한 새로운 대화의 경험

카카오의 새로운 구독 서비스가 공개됐습니다. 바로 '서랍톡 플러스'와 '이모티콘 플러스' 라는 서비스입니다.


최근 넷플릭스, 왓챠 같은 구독형 OTT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네이버,쿠팡 까지 구독 서비스(멤버십)를 출시하고 있는데,  카카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구독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현재는 카카오톡의 기능만 가지고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추후에는 네이버의 선례처럼 '카카오T' / '카카오페이지' 등 여러가지 서비스들을 엮어서 멤버십 형태로도 내놓지 않을까 예상 됩니다.


카카오가 그동안 다져왔던 기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익창출을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카카오의 구독서비스는 어떤 점이 다를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서랍톡 플러스' 와 '이모티콘 플러스'를 사용해 봤습니다.


오늘은 그 중 '이모티콘 플러스'에 대한 사용 후기와 분석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출처 : 'My 구독' 페이지)



이모티콘 추천을 통해 대화에 '재미' 를 부여, 새로운 경험 창출  


"월 3,900원에 이모티콘 15만개 사용"


 신문 기사 타이틀을 보고, 단순히 이 서비스가 월정료를 내고 이모티콘을 마음 껏 쓰는 서비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매월 3,900원이나 주고 이모티콘 쓸 사람이 많이 있을까?" 싶었죠.  


하지만, 며칠 사용하다보니 이 서비스는 단순히 이모티콘 많이 쓰게 해주는 서비스가 아니였습니다. 그보다는,  


대화 내용에 맞는 이모티콘을 추천해주는, '이모티콘 큐레이션 서비스'

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대화내용중 이모티콘을 사용하기에 적절한 단어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위 그림 처럼, 대화 내용에 적절한 이모티콘을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부분에서 좀 놀랐던 것은, 대화 내용중 아무단어나 이모티콘을 추천해주는게 아닙니다. '혹시',  '늦을것'   같이 이모티콘으로 표현 하기에 적절한 단어를 찾아서, 그 단어에 해당하는 이모티콘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혹시'라는 단어에 추천된 이모티콘 그룹들


그리고 [혹시] 라는 단어에 추천된 다른 이모티콘 그룹을 보면 [빼꼼], [의심] 등의 그룹이 보입니다. 의미적으로 서로 연관있는 이모티콘 그룹도 함께 추천해 놓은 것입니다.  한가지 그룹의 키워드만 추천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유사 의미' 가 있는 키워드 그룹까지 연결해놓는 완성도에 놀랐습니다.  


서비스 사용 초기라 호기심이 많기도 했지만, 어느새 제 대화창에는 이모티콘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이모티콘 사용으로 대화 내용을 좀 더 유하게 만들어주는 장점도 있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사용해왔던 카톡인데, 그 카톡으로 대화하는게 '재미' 있게 되었다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건 '생각지도 않았던' 이라는 점입니다.

 카톡으로 대화하다보면 가끔 센스있는 이모티콘을 보내고 싶은 때가 있지 않나요? 이럴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이모티콘을 추천 이모티콘 선택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었고, 재밌는 이모티콘 사용으로 나와 대화 상대방 모두에게 재미 요소가 된 것입니다.    



왜 '이모티콘 추천'  방식을 선택했을까?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모티콘을 많이 살 수 있게 한다던지, 멤버십 가입자들만 살 수 있는 스페셜한 이모티콘을 만든다던지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을 텐데, 왜 하필 '이모티콘 추천' 서비스라는 방식을 선택했을까요? 


이런 판단의 기준이 됐을 서비스의 '타겟 고객군' 을 예상 해봤습니다.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가 타겟으로 한 고객군은 1번/2번/4번 그룹 3가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신경써야 하는 메인 타겟 그룹은 아마 2번과 4번 그룹이 아니였을까요? 1번 그룹이야 원래 이모티콘에 돈을 많이 쓰고 있었으니, 2번 4번 그룹이 이모티콘을 위해서 돈을 쓰게 만드는게 가장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2번 그룹

: 우선 2번 그룹처럼 이모티콘을 좋아하고 많이 쓰는 경우는, 비교적 유료 결제에 대한 저항은 낮을 거 같습니다. 이들에게는 유료 결제에 대한 확실한 정당성을 심어 주거나(구독 서비스를 통한 확실한 효용), 이모티콘 선택의 귀찮음이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4번 그룹

: 4번 그룹은 무엇보다 이모티콘 자체에 대한 흥미가 없는 고객 군입니다. 이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데에는 가격이나 심리 요인도 있겠지만, 일단 중요한건 이모티콘 자체에 대한 '관심' 을 유도하는 거죠. 관심도 없는데 억지로 좋다고 광고하는 것보다는, 이모티콘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1번 그룹

: 1번 그룹은 원래부터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하던 고객이니, 이들이 서비스를 떠나지 않게 계속해서 붙잡아두고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겁니다. 이모티콘을 워낙 좋아하는 그룹이니까, "이런 이모티콘도 있어요" 하고 다양한 이모티콘을 많이 소개해주면 좋을거에요.  


이 3가지 그룹에 필요한 것을 종합하면 뭘까요 ? 이모티콘 구독을 통한 "새로운 경험" 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이런게 좋아" 라는 새로운 경험을 시켜줘야 합니다.   단순히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모티콘을 많이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모티콘 사용하면 뭐가 좋은지 '가치를 경험' 하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이모티콘' 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는 게 필요하겠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대화 내용에 적합한 이모티콘 추천 서비스'  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모티콘을 써야 하지? 하고 찾아볼 필요 없이, 대화 내용에 적합한 이모티콘을 알아서 추천해주는거죠. 평소에 이모티콘을 많이 쓰던 사람에게도, 잘 안쓰던 사람에게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비스 구독 이후 이모티콘 사용을 통해 연인(썸녀)하고 재밌는 대화의 경험을 해봤다던지, 가족 카톡방에 활기가 생겼다던지 하는 경험들이 쌓인다면? "나중에 또 필요할 일이 있을거야" 하는 생각에 쉽게 해지 하지는 않게 될 것 같습니다.



이모티콘 플랫폼의 선순환 구조 형성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런 이모티콘 추천 서비스의 또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모티콘 생태계'를 더 공고히 한다는 점이죠. 특정 인기있는 이모티콘 몇개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모티콘을 사람들에게 추천해주니,  작가 입장에서는 기회가 많아진거죠.


유저들이 많이 쓸수록 수익을 더 배분해 주는 구조이니, 사람들이 일상 대화에서 많이 쓰는 단어가 무엇일지 생각해 적합한 이모티콘을 많이 만들게 될거고 → 이렇게 좋은 콘텐츠가 많이 나오면 → 유저들도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 될겁니다.  







처음 이모티콘 플러스를 접했을 때는 "이걸 돈주고 많이들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실제로 써보고 분석해 볼 수록 '역시 카카오스럽게 잘 만든 서비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현재 있는 기능들만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고 더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떤 기능들이 새로 나오게 될지 기대가 많이됩니다. 과연, 1개월 무료체험 기간이 끝난 후에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남아있을지도 궁금해지고요. 카카오의 구독 서비스 실험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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