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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이일일


(광고)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작가의 꿈>에 초대합니다.


브런치 알림을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 1000개씩 쌓여가던 저에게 하필이면 미리 보기 알림이 눈에 들어온 것은 우연일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사람 마음이 기대라는 것을 품게 하고 과감하게 알림을 눌렀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짧은 시간이지만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써온 저 스스로에 대한 기대였을까요.

혹은 마땅히 저의 꿈이 당당하게 전시대에 올라가야 한다고 저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알림을 누른 후 핸드폰을 덮었습니다. 스스로도 무서웠던 것 같아요.


지난주 금요일은 9월 19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생일이기도 했는데 늘 그랬듯 감사하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축하와 사랑을 받았던 만큼 행복하고 허전한 생일이었습니다.

무언가 뻥 뚫린 듯한 일상에 다소 기름칠을 해줄 수 있는 이벤트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이 다 채워지지는 않았던 것 같고 제 스스로 앞으로도 계속 무엇인가 채워나가야 함을 더없이 느낄 수 있던 날이었지요.

모르긴 몰라도 생일에는 꼭 이상하게 스스로에 대하여 더 생각을 해야 하는 날인 것 같은데 오히려 기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골기질처럼 말이죠.


어쨌든 그런 19일의 생일 전에는 18일이 브런치 작가의 꿈 100편의 선정 발표 날이었고, 그전에는 더 감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브런치에는 KOSAKA 작가님이 계십니다. 제가 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블로그도 운영하시고, 오사카 주재원으로 계신 것으로만 브런치 소개를 통하여 알고 있었고 스레드에서 종종 뵈었지요.

그런데 저에게 먼저 제안 메일을 주셨습니다. 저의 브런치북 서평을 적어주시겠다는 제안이었는데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감사하다고 답변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감사함의 마음은 딱히 어떤 이야기로 더 포장하여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마음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그렇게 저의 브런치북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서평을 18일에 올려주셨습니다.

이미 저는 꿈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누구든 저의 글을 읽고 서평을 적어주시다니요. 저는 작가가 아닙니다.

그저 브런치에서 부르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지, 등단한 적도, 저의 글에 그렇게 큰 자부심이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 저에게 서평이라는 선물과 함께 꿈을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https://brunch.co.kr/@kosaka/323


브런치 10주년 기념 작가의 꿈에 응모를 한 것은 저에게는 큰 용기였습니다.

늘 어떤 것이든 실패할까 봐, 잘하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저에게는 늘 모든 시도가 어려움이었고 마음속에는 지옥을 가져다주는 경험을 곧잘 하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선정되지 않아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되새기며 18일 결과를 받아들였고, 결과론적으로는 당연히 선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작가의 꿈이라는 이야기를 전시하기에는 저의 글은 어찌 보면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저도 생각이 됩니다. 글솜씨와는 별개로 보더라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미 꿈을 챙겼고, 더없이 행복한 며칠을 보냈습니다.

단순히 생일을 축하받고 이런 것보다는 살다 보니 나의 글을 누군가 서평을 적어주시기도 하고, 읽고 계시다는 것을 이렇게 알 수도 있고 그런 마음이 너무 감사하여 이런 느낌도 가져볼 수가 있구나. 새삼 느낍니다.

진즉 이렇게 글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행복한 만큼 심란한 마음이 있어 적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함께 담아 전합니다.

작가의 꿈 전시 때는 뵙지 못하게 되었지만 앞으로 글은 어떻게 더 오래 잘 써볼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잘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도 있을뿐더러 스스로도 만족을 못하는 상태로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것은 또다시 마음에 지옥을 가지고 오는 일이라서 마음을 바꾸든, 무슨 수를 써서든 유지해보고자 합니다.


전시에 당선되어 올라가시는 모든 100분의 작가님들 축하드리고,

서평을 너무나도 소중히 잘 적어주셔서 제 글에 대한 서평, 꼭 한 번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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