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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경 Feb 27. 2019

너 테너 아닌 베이스야

나는 내 목소리의 잠재력을 제대로 알고 있었나

어제 오랜만에 성악을 했습니다. 개인 레슨은 아니었지만 나이 들어 함께 부르는 노래도 좋더군요. 합창은 함께 하는 것이니까요. 개인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전체와의 조화를 못 이루면 멀리 오래 못 가지요. 우리는 개인기와 전체 팀과의 조화 사이에서 갈등에 마주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조화된 삶을 살아가는 건 조직에서 중요한 원칙입니다.


여기서 지휘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성향을 알고 팀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오랜만에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교습하시는 분의 조언에 맞추어 목소리를 조금 굵게 바꾸기로 했습니다.   높은 음역을 능수능란하게 못하는데 스스로를 테너로 생각했습니다. 강사님은 내가 베이스에 적합한 목소리를 갖추고 있다고 했습니다. 목소리를 조금 중저음으로 깔고 노래 가사를 음미하며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러 보았습니다.  아 그러니 내가 듣기에도 좋고 고음처리도 문제가 덜되었습니다. 나이 들어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는데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목소리를 버리고 내 목소리를 변화시키려면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석규의 목소리를 참 좋아했는데요. 나도 이제 그런 중저음을 내기 위해서 노력하고자 합니다.


1. 일단 내가 말을 많이 하니 경청하겠습니다.


2. 말을 할 때 조용히 하겠습니다.  


3. 원하는 테너가 아닌 원하지 안 했던 베이스의 목소리를 사랑하겠습니다.


4. 원래 목소리를 내면 머리를 한대씩 쥐어 박겠습니다.


나를 제대로 알고 살아가는 게 나를 사랑하는 기본입니다. 멋지게 바뀐 중저음의 남자..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를 들어보겠습니다.  행복한 마음이 드네요. 오늘 하루 자신의 목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대로, 혹시 목소리 진단을 받고 싶은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두둥실 두리둥실 배떠나 간다....그렇게 중저음으로 식후 소화를 하고 있습니다.


베이스로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나를 기대합니다. 더 나은 나를 만들어 가는 게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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