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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경 Nov 15. 2020

미래 인재를 만드는 전략적 사고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맥락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원리를 알려주는 역사 다시 읽기 

스티브 잡스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힘의 원리를 강조한다. 애플이 코스피 시가 총액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도 꽤 오래다. 애플을 이끄는 힘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연결의 힘과 맥락적 사고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언제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간파할 수 없다. 역사를 살펴보면서 진상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역사는 허공에 매달린 채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선을 연결하고 공간을 만드는 유기체이다.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시각은 저 마다 다르다. 학교에서 배운 영웅 사관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승복하기 어렵다. 혹자는 임진왜란의 발발과정과 정부의 대응방식, 결과를 보면 1950년의 6·25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한다. 주장에 맞추어 생각을 다듬어 보자. 


임진왜란과 6.25 전쟁은 모두 휴전과 분단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주인인 조선(한국)의 의지와 자주권은 배제됐다. 명나라는 조선의 의지에 반해 일본과 강화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뤄지진 않았으나 조선 8도 중 남부 4도를 달라는 일본의 요구를 놓고 교섭이 있었다. 6.25 전쟁 후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협정을 강하게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휴전 회담은 연합군과 중국 대표들에 의해 조인됐다. 우리는 이런 대목에서 당을 끌어들여 삼국통일을 한 신라의 불완전한 통일에 대해 어떤 토론을 해 보았나. 그저 신라의 삼국 통일의 의의와 한계라는 주입식 교육에 머무르지 않았을까?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의 저자는 고구려는 왜 백제의 위기를 외면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담백하게 이야기해나간다. 고구려와 백제 간의 여제 동맹의 존재 여부를 두고 이 책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승자의 기록으로만 역사를 해석하는 오류에 문제를 제기한다. 승자인 신라의 관점이 아닌 고구려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는 맥락적 사고를 해 보자. 이러한 역사 비틀기를 논리적으로 해보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나와 국가의 미래 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전쟁과 분단의 원인으로 우리는 수많은 것을 암기하며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 강대국들 간 정치적 이해관계, 일제의 뒤늦은 항복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더라도 한마디로 말한다면 국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책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부국강병, 실용주의적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17세기 명나라와 청나라 교체시기에 조선이 만주족 편에 섰더라면, 14기 원나라와 명나라 교체기에 고려가 요동을 차지했더라면 그런 이야기를 우리 역사의 두 가정으로 삼고 전략적 사고를 위한 역사 다시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역사를 보면 자력이 아닌 남의 힘을 빌려 이룬 외적의 격퇴는 더 심화된 사대주의로 흘러 또 다른 화를 불렀고, 남의 힘으로 얻은 독립은 분단으로 이어졌다. 성장판이 닫혀 있던 조선에서 성리학은 생각해 보면 기득권 지배권력의 이익을 공공히 하는데 기여했다. 신분제 하의 각종 부패로 매관매직하여 국고를 충당하는 행위로 이어져 국익에 해가 되었다. 데이터가 돈인 세상인 오늘날 제대로 된 정보는 여전히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정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던 조선에서 임진왜란으로 총체적 어려움이 발생했고 그나마 이순신이란 인물의 리더십은 빛났다. 조선화포의 위력과 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순신은 조선 수군을 개조하여 재탄생시킨 후 전술 혁신까지 이루어 일본 수군을 압도했다.  이순신은 당대의 혁신가였다. 일본의 사토 데쓰타로 제독은 이순신을 세계 최고의 바다장수로 치켜세웠다. 그의 창의적인 천재성에 대하여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 여러 가지 어려운 시대에 있다. 양극화, 기후변화(그린에너지 혁명), 디지털 변혁의 기로 속에서 전략적 사고를 위한 역사 다시 읽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골고루 잘 사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역사에 관심이 있고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에서 읽는 이야기는 사고의 유연함을 갖추는데 도움이 된다.   


책이 얇고 담백해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고 틈틈이 중요하다 생각하여 밑줄을 친 부분들은 다시 꺼내 들어 음미하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  가을이라 더욱 궁금한 9가지 질문들, 그중에서 명이 조선을 구했는가, 조선이 명을 구했을까를 다시 생각해 본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지도 않게 미래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맞는지를 다시 한번 조망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By 조원경,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부의 비밀병기  if,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경제적 청춘, 법정에선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저자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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