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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경 Oct 20. 2024

피벗의 시대, 금리는 어떻게 우리 삶의 중력이 되었나

지금 이 시대 우리가 금리에 주목해야 할 이유


문답 1) 모두의 금리란 책을 냈는데 왜 이 시대에 중요한가?


금리는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금과 대출, 환율, 경제성장률, 투자에 미치는 힘이 중력과 같은 것이다. 금리에 대한 이해 없이 투자에 대해서 논한다면 사상누각이다. 금리 예측을 잘못하여 은행이 파산한다든지, 가계가 영끌 자산을 빼앗기는 것을 보면 참 슬프다. 반면 오랜 저금리 시대에 레버리지 투자는 은행 이자를 훨씬 초과하는 이윤을 투자자에게 선사했다. 기업의 자금조달, 정부의 국채 발행도 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금리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답 2) 기준 금리를 인하를 하면 경제는 이제 좋아지나요?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이 은행 등과 예금이나 대출과 같은 자금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를 일컫는다. 미 연준이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와 경제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는데 이렇게 결정된 기준금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기준금리를 인하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는 곧 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올 수 있게 된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그만큼 내리는 동시에 대출 금리도 낮춤으로써 기업이나 가계는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기업이나 가계는 이자가 낮아진 예금을 줄이거나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나 소비를 더 많이 하고자 할 유인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싼 자금을 이용하여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부동산의 가격이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는 금리가 낮아지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국가를 찾아 이동하면서 자본이 해외로 유출된다. 자본유출이 많아질수록 외환수요가 증대되고 그 결과 외환과 우리나라 원화의 교환비율인 원화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환율이 상승하면 국제시장에서 우리나라 상품의 가격이 낮아져 우리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수입가격은 비싸져 수입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국제수지가 개선되는 효과가 유발된다. 수출증대는 우리 수출기업의 생산과 투자 증대는


물론 이들 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임금을 상승시켜 경제전반에 활력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전반의 금리 수준을 떨어뜨려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자산가격의 상승을 유도한다. 또한 원화환율을 상승시켜 수출을 증대시키게 된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기가 부진하거나 경제를 더 활성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기준금리의 인하를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금리인하에 따른 경제활성화 효과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 물가상승 압력이 증대된다. 만일 물가상승 정도가 지나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경제전반에 많은 어려움을 주게 된다. 돈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몰리면서 부동산가격의 급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금리인하로 인한 대출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이미 가계가 너무 많은 부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이 더 늘어난다면 결국에는 가계파산이나 은행부실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     


문답 3) 그럼 채권투자 지금 적기일까요?         


명목 GDP 대비 기준금리가 어떤 상황인가를 보는가가 중하다. 경기가 나빠서 금리를 내린 게 아니라 경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차원에서 한 것이다. 채권이 매력적일까 주식이 매력적일까?            

 

주식 수익률 (Eearning Yield)에 비해 미국 10년 국채금리 금리가 높다. 이론적으로 10년 국채금리가 더 좋다는 말이다.      


미국의 다양한 채권들이 미국의 S&P 500, 나스닥 100 러셀 2000 등보다 밸류에이션상은 좋다. 모건 스탠리 자료에 의하면 미국 대형주가 선행 PER로 볼 때 가장 과대평가된 상황이다. 연초에도 높았는데 지난 역사적 평균 대비해도 고평가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이 차원에서 미국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싸고 미국채와 미국 우량 회사채(만기수익률)가 지난 20년 보다 싸다. 지난 25년간 대비해서 미국 주식은 비싼 상황이고 채권은 싼 국면이라 주식보다 채권이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하겠다. 기 금인하 이후 오히려 금리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선반영이 있은 뒤의 모습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1년 뒤 정도의 수익을 보면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문리 4) 금리가 어디까지 내려갈 거라고 보나요?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3.5%→3.25%) 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8월에 정책 목표인 2.0%로 수렴했다. 이어 9월에는 1.6%으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이 기준금리인하 여건을 만든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고려해 금리인하에 신중한 것 같다. 당장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는 없겠지만 내년 말까지의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기준금리가 2.5% 내외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은이 예상하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2.1%)이 잠재성장률에 수렴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문답 5) 경기침체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경기 침체(recession)’의 사전적 정의는 2분기 연속 전기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경기 하강과 경기 침체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 침체는 흔히 볼 수 없는 현상이다. 1960년 이후 미국 경제는 중동 전쟁, 리먼브라더스 사태, 코로나 팬데믹 등 7번의 경기 침체가 있었다. 한국 경제의 경기 침체 사례는 단 3번(1979년 3~4분기, 1997년 4분기~1998년 2분기, 2020년 1~2분기)에 불과했다. 이를 볼 때, 미국이나 한국이나 경기 침체가 나타났던 사례는 국지적인 것이 아닌 전방위적이고 대규모의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했던 경우이다.      

그런데 지난 8월 초 미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글로벌 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그 배경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 이슈가 부상했다. 그 계기는 미국 시장 내 일부 분석가들이나 일부 언론에서 ‘침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국내 언론들이 별다른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쓰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혼란의 시작은 미국 7월 실업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4.3%로 발표되면서부터다. 실업률 악화를 경기 침체로 해석하기는 무리다. 골드만삭스가 주식과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입을 분석하는 모델을 활용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8월에 예측한 결과,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4월의 29%에서 최근 41%로 상승했다. 침체확률이 높아진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경기 사이클에 극도로 민감한 주식시장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미국 주가는 금리인하와 함께 다우와 S&P500은 역사적 고점을 새로 썼다. 이제 왜 경기도 나쁘지 않은데 빅컷을 했는가 하는 논란까지 나온다. 미국은 올해 1% p 이상 금리를 높일 것으로 점도표에서 보여준다.         


첫째, 고용 지표는 후행 지표이다. 즉, 실물 경제가 나빠지는 것이 확인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야 고용 지표가 악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전기 대비 연율 2.8%에 달한다. 또한, 9월 소매판매도 전월비  0.4%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즉 고용 지표에 앞서서 발표되는 실물 경기 지표는 여전히 견고하다.     

둘째, 미국 경제에게 실업률 4.1%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한국의 9월 현재 실업률 1.9%와 비교하면 크게 높지만, 미국 실업률은 원래 그 수준이 높다. 1960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의 월평균 실업률이 5.9%나 되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 5년 동안의 월평균 실업률이 4.4%라는 점을 볼 때  지금 고용 지표에 대해 화들짝 놀랄 일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미국 경제에 대해 완전히 안심하자는 것은 아니다. 침체까지는 아니겠지만 경기 하강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콘퍼런스 보드에서 발표하는 미국의 경기동행지수는 이미 미국 경제의 경기 하강 신호를 일관되게 보내고 있다. 향후 발표되는 다양한 지표의 추이를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미국 경제가 내려가고 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마일드한 경기 하강이 점쳐진다. 지금의 금리가 높기에 금리 인하카드가 있다. 코로나 위기 직전 5년 동안의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가 월평균 1%를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의 5%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 빠질 경우 내릴 수 있는 금리 인하 폭이 크다.      


문답 6) 물가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은 없나요? 그렇게 되면 연준은 금리를 어떻게 대처하나요?     


연준은 빅컷 이후에 외부로 드러난 부정적인 인식에 비해 매우 차분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침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동시에 기준금리 결정에 민감한 채권시장 역시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통해 경기 침체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을 수치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우선 이번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차원의 해석과 평가를 정리해 보자. 기준금리 결정 및 점도표와 동시에 발표된 수정 경제 전망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 연준은 기존 2.1%에서 2.0%로 소폭 하향했고,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한 2.0%를 유지했다. 반면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올해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3%로 크게 낮췄고, 내년 전망은 2.3%에서 연준의 물가 목표(2.0%)에 근접한 2.1%로 하향했다.     

성장률과 물가 간의 조합에 근거해 인하의 목적이나 성격을 세분화할 경우 빅컷 인하는 경기에 대한 우려보다는 물가 여건이 종전보다 매우 빠르게 진전됐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즉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했는데, 이제는 물가가 눈에 띄게 안정적인 동향을 보임에 따라 크게 올렸던 금리를 크게 내릴 여지가 형성됐다는 것이 이번 빅컷의 논리적인 정당성인 셈이다. 채권시장에서의 시장금리 동향 역시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고 있다. 그간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장단기 금리 간의 역전 현상이 꾸준히 지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이후 단기금리는 빠르게 하락세를 보인 반면 장기금리는 하락세가 단기에 비해 미미했고, 시기에 따라서는 인하 이전보다 금리 수준이 오히려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그 결과 장단기 금리 간의 역전이 해소되는 금리 기간 구조의 정상화가 나타났고, 이는 경기에 대한 채권시장의 사전 예측력으로 평가할 경우 침체 위험이 종전보다 크게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문답 7) 일본은 금리인상을 생각하는데 얼마나 올릴까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줄어들면 엔캐리청산이 날 가능성이 있나요?     


시장에 8월 ‘블랙먼데이’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곤 한다. 최근 일본은행(BOJ)이 연내 최소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국가 간 금리 차를 이용해 수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미·일 간 금리 차 축소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하고 엔화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로서는 8월과 같은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연내 한 차례(12월)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은은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를 통해 전체 엔 캐리 자금을 3조 4000억 달러(506조 6000조 엔)라고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2000억 달러의 자금이 청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도 했다.

     

문답 8) 이번에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인하했는데 ‘매파적 금리인하’라고 표현했어요. 11월에는 금리인하 없다는 의미인가요?     


10월 11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의 0.25%(25bp) 인하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약 6.0조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되어,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현지시각)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 금리를 연 3.65%에서 3.40%로, 예금 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각각 0.25% 포인트 내렸다.     

ECB는 지난 6월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금리 인하로 돌아섰다. 유럽의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진데 따른 조치다. 경기 지표들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미국에 비해 유럽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지난 분기 미국 경제가 3% 성장하는 동안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성장률은 0.2%로 나타났다. 한은은 추가적인 인하에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연 3.25%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를 상당한 정도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계 빚 확대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대목이다.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도 분명히 역할을 하지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라고 했다. 금리 인하로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6일 발간한 '2025년 경제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이 내년 2~3회, 금리를 총 0.50~0.75% 포인트 인하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3.25%인 기준 금리를 2.50%로 낮출 것으로 본 것이다.          


문답 9) 한국도 금리인하를 하면 부동산 PF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까요?     


한은의 금리인하인후 서울권 부동산 매물이 주된 관심을 받으며 지방 사업장과의 양극화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식산업센터를 제외하고 오피스나 물류센터 등이 부실 채권(NPL)사들의 주요 매물로 소화되고 있다.   PF 투자사들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채권 금리 하락과 맞물려 기존 대비 PF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PF 사업장은 아직 회복 기미가 요원하지만, 수도권 위주로 하반기 들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PF 사업장의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준 금리 인하로 증권사에 우호적 영업환경이 조성됐다. 부동산 PF 충당금과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처리는 거의 마무리 국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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