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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킨스데이 May 08. 2024

뉴질랜드 아이스크림, 정말 맛있는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넌 정말 아이스크림에 진심이구나. “ 가장 친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그렇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디저트 중에서 고르라고 하면 단연코 아이스크림이다. 특히 제대로 된 원료로 만든 진하고 깊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프리미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선호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하겐다즈 바닐라맛이나 벤앤제리스에서는 하프베이크를 먹는 편이다. 비마트에서는 배스킨라빈스 31에서는 레인보우 샤베트와 아몬드봉봉을 선택하고 빨라쪼에서는 스트라차텔라나  흑미맛을 좋아한다. 젤라토도 좋아해서 성수동의 당도에 가면 주로 레몬 셔벗 류를 고른다.


  오래전 바이올리니스트인 친구와 함께 이탈리아 크레모나에 갔을 때다. 겨울이었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 젤라토샵에 들어갔는데 내가 고른 레몬 셔벗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래서 사장님께 “최고의 맛”이라고 엄지 척 칭찬해 드렸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기분이 좋으셨는지 초콜릿 젤라토를 무료로 주시는 게 아닌가. 전 세계적으로 이탈리아 젤라토가 유명한 이유는 우유를 사용했고 지방도 아이스크림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다 영하 20도에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공기를 주입해서 부드럽고 더 쫀득쫀득하다고 한다.   


아이스크림과 젤라토의 차이점 (이미지 출처: tasteatlas)


  하지만 인생 아이스크림을 만난 건 바로 뉴질랜드에서였다. '카피티(KAPITI)'라는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이었다. 낙농업이 발달한 이 나라에는 아이스크림 브랜드와 맛이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면 아이스크림 코너에서 한참을 서서 즐거운 고민을 한다. 카피티 중에서 최애 아이템은 '바닐라 초코 선데이'다. 이 제품은 슈퍼마켓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고 작은 동네 슈퍼에서 주로 판다. 한 번에 먹기 좋은 소형량 사이즈라 양을 고민할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달콤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맛은 '아포가토'이다. 바닐라에 에스프레소가 들었는데 둘의 조화가 꽤 고급지다. 세 번째로 좋아하는 것은 '트리플 초콜릿'인데 정말 제대로 리치하다. 사이즈는 1L에 가격은 10~12달러, 한국 돈으로 8천 원~9천 원 대 초반이라 하겐다즈나 밴 앤 제리스 대비 가성비도 좋다.


오클랜드의 어느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주문한 아이스크림 © 2024 킨스데이 
스위스 아이스크림인 모빈픽도 맛있는 편이다. © 2024 킨스데이  
슈퍼마켓에서 세일 중인 카피티 아포가토맛 아이스크림 © 2024 킨스데이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카피티를 만날 수 있었다. CU에서 카피티 아이스크림을 판매했었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알아내고 동네 편의점 4곳을 모두 방문한 뒤 냉동고에서 이 제품을 찾아낸 기쁨이란. 하지만 아무도 이 아이스크림의 존재를 몰라 아쉽게도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품이 좋아도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은 실패 사례인 셈이다.


  오클랜드에 있을 때 카피티를 보유하고 있는 틴탑 회사의 아이스크림 팩토리 투어를 신청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는지 대부분 솔드아웃이었고 한 타임만 대기자를 받았다. 얼른 신청을 하고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다음에 오클랜드에 갈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이 투어는 해보고 싶다.


You can’t buy happiness, but you can buy ice creme, and that is pretty much the same thing.


  아이스크림 관련 명언을 찾아보니 발견한 문구다. 100% 공감한다. 뉴질랜드에서 소확행을 누리고 싶다면 카피티 아이스크림을 꼭 드셔보시길. 잠깐이라도 달콤한 행복감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물론 건강을 생각해서 양은 적당히 잘 조절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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