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세계로....
9월 26일 마왕의 딸 이리샤 시사회를 보고 왔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요정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흥미로워 시사회에 응모하였다.
시사회 응모에 당첨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나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에 너무도 기뻐하며 시사회장으로 갔다. 역시 어린이들이 많이 왔다. 시사회 전에 어린이 관객을 위한 퀴즈와 시사회 종료 후 기념품 증정 이벤트까지 있었다. 어른인 나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이벤트.
영화는 한국영화 곡성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천우희 님이 주인공 이리샤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배우 심희섭 님이 개구리 역을 했다. 기타 요정 로비는 탤런트 김일우 님이 연기했는데 목소리만으로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고, 능글맞고 능청스러움이 그의 연기와도 같아 영화에 활력을 넣어줬다.
우리가 많이 보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밑그림 등 원화 작업을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많은 기대를 하였다. 그림 자체는 좋았으나 색의 선택이 너무 원색 위주여서 어릴 적 TV 만화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우리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만화영화는 성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해서 대화에서 감정표현이 잘 이루어졌는데 표정연기가 들어가지 않은 영화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해서인지 조금은 어색한 감도 있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마법으로 기억을 잃은 채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던 이리샤가 친구 진석의 빼앗긴 영혼을 되찾기 위해 우연히 요정의 세계로 떠나면서 이리샤의 모험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요정의 세계를 안내하는 비밀스러운 개구리, 기타 요정 로비를 만나고, 이리샤 본인이 진짜 마왕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리샤는 개구리와 기타 요정 로비, 거미 친구 미순, 고슴도치들의 도움으로 가짜 마왕으로 인해 위험에 빠진 요정 세계를 다시 되찾고, 마왕에게 영혼을 빼앗긴 인간 아이들의 영혼을 구한다.
여기서 마지막 반전. 요정의 세계로 이리샤를 이끄는 개구리의 정체.
아이들이 보기에는 줄거리가 흥미롭다. 그러나 이미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많이 봐 온 우리에게 마왕의 딸 이리샤의 구성은 조금 허술한 느낌이다. 왜 마왕의 딸인 이리샤가 인간의 세계에 가게 되었는지, 가짜 마왕이 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을 힌트 정도로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고, 가짜 마왕을 무찌르고 평화로운 요정 세계를 되찾은 후 이리샤가 인간 세계를 선택한 이유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나의 상상력의 부족으로 이해 못했을지도..)
이 모든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한국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는 점은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하다. 어릴 적 태권브이와 마루치 아라치가 상영될 때면 영화를 보여달라고 엄마를 조르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