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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 글쓰기 좋은 질문 445번

by 마하쌤

* 당신의 마지막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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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은 아마 내가 가장 최근에 마지막으로 울었던 때를 묻는 거겠지?


가볍게는...

'싱어게인 4' 보다가 어떤 참가자의 노래에 울컥해서 눈물을 찔끔거린 적이 있었고,

또 엄마랑 같이 '응답하라 1988'을 다시 정주행하면서,

이웃들간의 진한 정, 혹은 가족들의 진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지.


근데 그런 거 말고, 제대로 엉엉 울었던 때를 말하는 거라면...

역시 작년 10월 말에 아버지를 떠나보내면서 울었던 때라고 할 수 있겠네.



장례의 모든 절차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울었던 때는,

입관식을 할 때였다.


아빠의 차가운 육신을 마지막으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

그때가 지나면,

아빠를 관 속에 넣고 나면,

이제 다시는, 절대로, 아빠를 눈으로 볼 수 없게 되는 마지막 기회였다.


꽃길을 가시라는 의미에서인지,

진짜 생화로 가득 장식한 관 안에 사람을 눕히는 게,

(물론 아버지는 이미 의식 없는 몸뚱아리 상태이긴 했지만서도)

저게 과연 정말 편안할까 하는 의구심을 주는 바람에 감흥이 살짝 깨지기도 했지만,

어쨌든 육신으로의 아빠를 마지막으로 껴안았을 때,

진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났다.


물론 나도 안다.

이 육신 그 자체가 우리 아빠는 아니라는 걸.

오히려 우리 아빠는 그 안에 담긴 영혼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빠, 아빠!"하고 부르며 달려가 안기고, 손 잡고, 매달리던 그 아빠는 어쨌거나 이 몸이었던 것을...


나는 입관식 때 제일 많이 울었는데,

내 남동생은 그때 말고,

아빠의 관을 화장터 안으로 들여보내기 전에 가장 많이 울더라. ㅠ.ㅠ


에혀...

생각하니까 또 눈물 나려한다.

아마 이 생각만 하면 남은 평생 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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