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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크덕 May 10. 2020

첫 어버이날 + 동물 인식하기

호박이 출생일기 Day 190s

호박이와 조이(러시안블루 고양이)는 주말마다 만나는 사이인데 지난주까지만 해도 전혀 서로 관심이 없었다. 조이는 아기 냄새가 새로운지 가끔 호박이 근처까지 와서 냄새를 맡았는데, 호박이는 조이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호박이는 노란색, 빨간색 같은 RGB 원색에 관심이 많이 가는 반면 회색 빛깔의 조이는 전혀 매력이 없었나 보다. 그리고 본인보다 빠른 조이의 몸놀림은 눈으로 쫓아갈 수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호박이가 달라졌다. 그간 단련한 기어 다니기 기술로 조이를 향해 돌진했다. 신기하게도 조이도 다가오는 호박이가 싫지 않은지 서로 마주 다가왔다. 처음으로 서로가 자발적으로 만난 것이다. 솔직히 행여나 조이가 호박이를 할퀴거나 물까 봐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한시도 눈을 못 떼고 옆에서 바로 어들 수 있도록 바짝 스탠바이 했다. 웬걸 이제는 어느새 호박이가 조이보다 몸무게도 더 나나고 키도 커진 덕택일까 조이가 호박이를 피해 다니는 형국이 되었다. (호박이 7.3kg)


조이를 향한 호박이의 돌진. 이제 호박이가 조이보다 덩치가 크다
호기심이 폭발한 호박이와 피하고 싶은 조이

이제 자리에서 혼자 일어서고, 손잡고 한 걸음씩 걷기 시작한 호박이라 조금만 지나면 조이를 잡으러 뛰어다닐 호박이가 기대된다. 조이한테 내심 미안하지만 어쩌겠는가 조이도 어린 시절이 있었던 만큼 호박이의 어린 시절 호기심을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다. 밥 먹을 때는 안 건드리게 호박이를 잘 막을게...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호박이. 계속 움직이니깐 살이 찌지 않는거야.

최근 예방 접종 때문에 병원을 간 김에 몸무게를 재었을 때, 7.3kg이었다. 5개월이 7.4~5kg, 6개월이 7.9kg이 되어야 한다는데 호박이가 평균보다 몸무게가 크게 적었다. 의사 선생님이 더 먹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미 6개월 아기 평균 이상 먹고 이유식도 하루에 두 번씩 양도 충분한데 참 걱정이 많다. 이유는 뭐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움직이는 호박이의 활동성 때문인 것 같다. 7~8개월은 되어야 하는 자리에서 혼자 일어서기를 하루에도 수십 번을 하고 온 집안을 기어 다니면서 침을 묻히고 있는 호박이를 보면 참... 낮잠이라도 한숨 더 잤으면 한다.


첫 어버이날, 인위적인 연출이라고 하지만 새삼 감격스럽다

생애 첫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의 연출 아래 뭉클한 사진이 전달되었다. 호박이 본인은 저 사진이 무슨 뜻인지 왜 찍는지도 모르겠지만, 부모가 되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지금처럼 항상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물론 지금 받고 있는 사경치료도 빨리 졸업하고...


왠지 모르게 내년 어버이날에는 저 말을 직접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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