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Boy Sep 18. 2020

코로나 바이러스 이겨내고, 마침내 사업용 조종사 되다

두려웠지만 결국 버텨내어 이겨내다

자가 격리를 하는 도중에 그냥 모든 것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너무 두려웠다. 이렇게 시간이 무의미하게 흐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만 느껴졌다….

비슷한 감정으로 대부분 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는 결국에는 한국에 가지 못했다. 마지막 시험을 끝내지 않고 한국을 가면 몸은 편할지 언정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 같았다. 두 다리 쭉 뻗고 잠을 자기 위해선 일단 이 마지막 시험을 끝내야만 했다.


다시 조종간을 잡다

그렇게 약 70일 동안의 격리 생활 끝내고 마침내 다시 조종간을 잡았다.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이 자리가 왜 이리 소중히 느껴지는지 감회가 새로웠다. 격리 생활을 하면서 비행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틈틈이 Chair flight, 의자에 앉아 비행 상황을 상상하며 훈련하는 머리 비행, 을 했지만 역시나 한참 비행할 때의 그 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몇 번의 추가 비행을 하면서 다시 퍼포먼스를 끌어올려야만 했다. 그렇게 리뷰 비행을 몇 차례 한 후에서야 내가 원하는 대로 비행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바로 학교에서 보는 비행 시험을 통과했다. 이제 진짜 마지막 FAA 사업용 조종사 시험만을 남겨두었다.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끝난 것은 없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사기가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FAA 마지막 시험은 무조건 한 번에 붙고 싶었다. 그래서 시험 날만을 기다리며 나름 체계적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약 2주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만 하면 문제 될 건 없었다. 세 번째 시험이지만 역시 시험 전 날에는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게 잠이 들었다.


첫 번째는 역시나 구두시험부터 진행됐다. 구두시험은 너무나 오랫동안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시험에서 큰 변수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비행 실기 테스트만 남겨 놓았다. 멀티 엔진 항공기는 Complex Aircraft-Retractable landing gear, Constant-speed Propeller, Flaps을 모두 갖추고 있는 항공기- 이기 때문에 이/착륙할 때부터 모든 메뉴버를 실시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비행하는 동안은 절대적인 집중력이 필요하다.

 

약 2시간 동안 비행 실기 테스트가 진행됐다. 날씨도 좋았고, 컨디션도 괜찮아서 평소보다 퍼포먼스가 잘 나왔다. “그래, 이대로만 하면 통과다. 끝까지 집중하자.” 그런데 이 모든 집중이 두 번의 Landing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무너져 버렸다. 세 번째 Landing을 위해 Traffic pattern을 돌고 있는 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비행기가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오는 것 아닌가? Control Tower도 그 비행기를 제때 보지 못해서 하마터면 항공기 간 충돌이 일어날 뻔했다.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관제탑이 지시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이 비행을 담당하고 있는 파일럿으로서 현 상황을 즉시 판단하고, 비행기 방향을 바꾸어서 충돌을 피했어야 했다. 하지만, 내 판단이 조금 늦었다고 느꼈는지 비행 시험 담당관이 곧장 컨트롤을 가져갔다.


“I have a control.”


비행 실기 시험 중 시험관이 조종간을 컨트롤 하는 순간 그 시험에선 거의 Fail을 당할 확률이 높다. PIC(Pilot in Command)로서 승객에게 약간의 불안감을 준 것도 Fail사유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 비행 실기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나 아쉬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0초만 빠르거나 늦게 항공기를 운항했었어도 그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럼 어쩌겠는가? 이미 물은 엎질러졌는데. 그래서 이번 실패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 만을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래. 사업용 조종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민첩하게 반응하고, 대응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실패를 통해 즉시 상황 판단을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깊이 반성하고 두 번의 실수는 절대 용납하지 말자.”    

시험에서 떨어진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바로 3일 후에 재시험을 봤다. 항공기를 기동 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재시험을 볼 때는 두 번의 Traffic Pattern만을 돌고 시험을 마쳤다.


그리고 드디어, 그토록 고대하던 사업용 조종사가 됐다.


FAA 멀티 엔진 사업용 조종사 비행 실기 내용

Short-field Take off로 이륙했다. 이륙 후 Flight planning에서 계획한 첫 번째 Visual point까지 상승하며 갔다. 예정된 시간에 첫 번째 지점까지 도착한 후 5000피트에서 메뉴버를 실시했다. Slow flight, Power on/off stall, steep turn, accelerated stall, emergency descent까지 수행했다. 그 후, Engine failure를 받았다. 최대한 침착하게 체크리스트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Best glide speed와 heading을 유지했다. 그 후, One engine ILS approach를 실시했다. Instrument procedure를 차례대로 실시하고 Tower로부터 Clearance를 받은 후 Localizer와 Glide slop를 최대한 맞춰가면서 무사히 Landing 했다. 그 후, 자가용 비행 때와 동일하게 다섯 번의 Landing을 한 후 시험이 끝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바이러스에 굴복할 수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