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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Boy Mar 29. 2020

반갑지 않은 손님; 실패

실패는 꼭 오지 않았으면 할 때 찾아온다

역시나 했는데 혹시나...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자가용 조종사'가 되기 위해 시험을 봤지만, 비행도 못해보고 Oral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실패의 시나리오'였다.


Why? "due to Carb Icing"

Carburetor Icing 현상

훈련생으로서 비행하면서 Icing에 관한 비상상황에 맞닥뜨릴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Icing Issue는 safety 관련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다. 그래서 항상 정확한 개념 및 대처방안에 대해 숙지하고 있어야만 한다.


물론, 이런 핵식점인 주제를 놓치고 있지 않았지만 이 개념을 Checker에게 설명할 때 적절한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Safety 관련 명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개념을 영어로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것도 실력으로 간주된다.)  


Checker로부터 떨어졌다는 말을 직접 들었을 때 몹시 당황스럽고, 믿기지 않았다.


"진짜로? 3시간 내내 모든 질문에 답변 잘했는데 단 한 개의 질문이 조금 부족해서 떨어진다고...? Yes. you FAILED.


미국에서 겪은 첫 번째 실패

실패는 꼭 오지 않았으면 할 때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시험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한국행 비행기 티켓, 병원 예약 날짜소중한 사람들과의 약속 등 모든 일정들이 변경되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멍하니 눈만 깜빡이며 지낸 지 어느덧 3일이 지나있었다. "내 상황, 감정과는 상관없이 시간은 잘만 흘러가고 있네. 결국 이러고 있으면 나만 손해 아닌가? 그래, 이렇게 시체처럼 있으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일단 다시 움직여보자. 다시 일어나자!"


곧장 재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에 $600을 재 지불했고, 담당 교관으로부터 Checkride Recheck Endorsement를 다시 받았다. 돈과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지만 나의 부족함으로 인한 수고스러움이었기 때문에 인내하고, 감수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소정의 교훈을 게 됐다.   


"훗날 내 등 뒤에 수백 명의 승객들을 모시고 세계 방방곡곡을 다녀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한치의 오차가 있으면 안 된다. 특히나 Safety 관련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어도 110%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지금 당장은 짜증 나고, 아쉽고, 안타까움이 클 테지만 이번 실패를 기점으로 항공 안전 관련해서 더욱더 경각심을 갖고 공부하고, 비행한다면 이 또한 큰 배움이 될 것이다."


If you learn from defeat, you have not really lost. - Zig ziglar

패배에서 무언가 배운 것이 있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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