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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맨 Sep 15. 2019

TMB(Tour du Mont Blanc)

몽블랑 둘레길 - Col de Balme tracking 

TMB(Tour du Mont Blanc)은 몽블랑 둘레길이다. 세 나라(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에 분포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약 160km이며 7개의 계곡과 13개의 고개로 이루어져 있다.

걷는 길이는 그렇고 걷는 높이는 프랑스의 Chamonix(샤모니)가 해발 1035m이고 TMB의 최고고도가 2660m이니 약 1600여미터를 오르고 내리는 그건 코스이다.

모두 걷기에는 하루에 16km씩 걷는다 해도 한국에서 오가는 시간 빼고 10일은 걸어야 하는 코스.


이번 여행은 처음 샤모니 몽블랑에 오는지라 주변 관광도 겸하고 트레킹도 해야 하는 관계로 풀 코스로 모두 걷지는 못하고 그 중 경치가 괜찮다고 하는 코스 몇 개 코스와 주변 풍광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걷는것이면 걷는것, 관광이면 관광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는 범인 중의 범인이라 종합선물세트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제한 된 시간내에 해결하려니 완성도는 떨어지는 넓고 얇게 진행해야 하는 내 자신에게도 조금의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걸로 정한다.


먼저 몽블랑 둘레길로 접근하는 방법은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 등 여러가지 루트가 있겠으나 난 프랑스 Chamonix(샤모니)로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에선 직항이 없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환승해서 스위스 Geneve(제네바)로 가서 버스를 이용, 샤모니로 이동하기로 한다. 한국에서 샤모니까지 환승 시간 포함해서 대략 14시간 정도 걸려야 샤모니에 도착할 수 있으니 상당히 이동시간이 긴 편이다.


한국을 떠나기 전 태풍 '링링'이 불어닥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소식을 비행기 환승과 내려서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접하고 있는터였다.  미리 알아본 샤모니 날씨는 아침기온 5~6℃에 한낮 기온 또한 23℃를 넘지 않는 선선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샤모니에 도착을 하니 당일 오후 11시 30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도착해서 여장을 푸니 현지시간 새벽 1시가 되었다. 시차로 인해 여기 새벽 1시가 한국은 아침 8시여서 이 시간이면  잠에서 깨어 일을 하고 있을 시간이라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은 말똥말똥한 상태라 샤워를 하고나서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어찌어찌해서 잠을 좀 잤는데 일어나니 현지시각 오전 5시밖에 안되었다. 피곤이 모두 가시질 않은것 같은데도 잠이 오질 않는다. 또한 여행을 가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호텔의 베갯닛과 이불 커버의 뽀송뽀송하고 개운한 반면 그들이 스치는 소리는 왜 그리 크게 느껴지는지...... 창밖을 살펴보니 짙은 어둠뿐이고 빌려간 와이파이 데이터를 일찌감치 핸드폰 뒤적이는걸로 하루분을 바닥내 버린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 등의 소식을 물어보는데 그리고 도착보고 등등으로......


아침 7시가 되어 되어 주변을 잠시 산책할 양으로 주변을 살펴보니 사방으로 안개가 자욱하다. 잠시동안 멍 해진다. 내가 생각했던 이곳의 모습은 알프스 산군의 하얀 만년설의 산그리메와 그 아래로 한적하게 자리잡은 녹색지대 그리고 농가 몇채사이로 나 있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었고 그 광경을 뒷 바침 해주는 하늘은 파란색이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 광경은 사방의 안개로 인해 만년설은 물론이고 파란하늘이나 녹색지대의 농가 조차도 볼 수 없으며 그 안개때문에 색감마저 흐릿해져 버렸다. 그야말로 상상과 현실의 괴리가 상당함을 느끼고 있는 터인데 어디에다 중심을 맞춰야 하는지에 잠시 혼동스럽다. 상상의 기준을 낮추고 받아 들이는 모든것을 경이롭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원래 가지고 있는 기준인 만년설과 초록의 초원과 한적한 농가를 꿈꾸고 있어야 하나? 지금 나에겐 고작 7박 8일 밖에 시간이 없는데......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바게뜨 빵에 소시지 등을 넣은  빵을 먹은 후에 어딜 갈까 고심하다가 오늘은 둘레길 걷는 것보다는 관광을 해야겠다 싶어 이곳의 상징인 몽블랑부터 알현을 하는걸로 진행한다.  주변 산군을 걷긴 해도 이땅의 왕은 몽블랑이기에 그 몽블랑을 직접 오르진 못해도 가장 가까이서 몽블랑을 볼 수 있는 Aiguille-du-Midi(에귀디미디)전망대에 오르기로 한다. 전망대에 오르려면 샤모니부터 플랑드에귀까지 직접 걸어서 오르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기엔 시간 소요가 너무 많아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오르기로 한다. 케이블카는 에귀뒤미디 로프웨이 승강장(1035m)에서 Plan de l'Aiguille(플랑드레귀, 2317m)까지 오른 다음 Aiguille du Mid(에귀뒤미디, 3842m)로 가는 케이블카로 갈아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오른 오늘의 에귀디미디에서의 날씨는 시시각각으로 바뀌어 잠시 전 도착했을때 제법 조망이 트였었는데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금새 눈이 내리고 안개가 사방으로 자욱하여 아무리 가까이서라도 몽블랑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7박8일의 시간밖에 없는 탓에 여기에 더 머무른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듯 하여 몽블랑의 알현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본래 목적인 TMB를 걷는 것으로 급 전환한다. 


샤모니로 내려오니 에귀디미디에서의 눈이 내리고 있는 반면 여기선 비가 내리고 있다. 

부슬부슬 내리는 관계로 TMB에서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은 코스부터 오르는것이 안개에 의한 시야 가림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을듯 해서 선택한 Col de Balme tracking, 이 코스는 Le Tour에서 시작해서 L'Aiguillette des Posettes(2201m)까지 올랐다가 다시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한다.(노란색으로 칠 해진)

여기에서 TMB는 Col de Balme에서 L'Aiguillette des Posettes에 이르는 길만 TMB 해당 길이다.

트레킹 들머리인 Le Tour는 샤모니에서 1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된다. 거기서 Col de Balme 산장까지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통해서 올라간다. 도착 후 Col de Balme산장에서는 미리 준비해간 도시락과 따뜻한 산장에서의 커피를 곁들인다. 그야말로 산상의 식사.

약간 춥긴 하지만 야외에서 파워풀하게 움직이는 운무와 간간히 얼굴을 보여주는 만년설산 몽블랑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그 어디에도 비할바 아니다.

참고로 Col de Balme산장은 프랑스인지 스위스인지의 국경근처에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외교부, 통신사에서 날아드는 메세지만 100개가 넘는다.(사진 및 식사를 위해서 국경을 수시로 넘나드는 바람에)

스위스 쪽에서 바라본 프랑스에서 오르는 사람들.

식사 후 본격적으로 발무 코스의 트레킹을 시작, 현재 해발은 2180m

우리 나라 한라산보다 높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상당부분 안개가 걷히긴 했지만 몽블랑이 보일정도로는 아니다. 역시 기대했던 만년설과 초원의 모습은 오늘은 볼 수 없을 듯 하다. 몽블랑이 보이는 들판길을 많이도 기대했는데 간혹가다 얼굴만 살짝 드러낼 뿐 전체가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들녘은 이미 가을로 들어서 초록의 색보다는 갈색으로 바뀌어져 있다.

포세트 언덕에서 이따금씩 보여주는 안개로 둘러쳐져 있는 몽블랑의 산군


해발 1997m의 포세트 언덕에는 목장이 있고 이곳부터 해발 2201m의 L'Aiguillette des Posettes까지는 오르막, 약 10여분만 오르면 되는 길이다.

오르는 옆길을 보니 블루베리 천지이다. 안 따먹어볼 수 없지.

거기에 맛도 있다. 향이 진한것이 국내에선 먹어보지 못한 향긋함이 있다.

블루베리를 따 먹다 보니 어느덧 L'Aiguillette des Posettes 능선에 올랐다. 운무에 휘감겨 있는 몽블랑과 북쪽으로는 Vallorcine과 Emossom Dam, 남쪽으로는 Le Tour 등이 조망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곳 Emossom Dam은 스위스 쪽이며 저 아래 Vallorcine 마을은 스위스로 가기위한 프랑스의 마지막 역이 있는 곳이다.

오늘의 제일 높은 봉우리 L'Aiguillette des Posettes, 해발 2201m이다.

간간히 내리는 보슬비가 있고 너른 평원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방을 조망할 수 있도록 트여져 있다

L'Aiguillette des Posettes을 오른 후 한참동안을 주위를 서성였다. 역동적인 운무, 발 아래의 Vallorcine도 그렇지만 혹시나 저 받대편의 몽블랑을 혹여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하늘은 보여줘도 오늘의 몽블랑은 꼭꼭 숨겨두고 있다. 뭘 얼마나 놀랍게 보여주려고 저렇게 꼭꼭 숨나......

약 11 km를 진행한 트레킹 코스로 시원하게 몽블랑 산군을 볼 수는 없었지만 역동적인 운무를 볼 수 있었던 트레킹 길이다. 날씨의 변화, 계절의 변화 등을 고려하더라도 언제든 트레킹을 추천하는 코스이다.


한참을 몽블랑을 목 놓아 기다리다가 산행 원점이었던 Le Tour로 블루베리를 신나게 따 먹어가면서 콧노래를 불러가면서 내려간다.

넓은 평원의 길인듯 보여도 고도차가 약 800여미터인 관계로 한참동안을 내려간다. 그래도 계속 블루베리는 나타나고 우리는 또 따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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