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맨 Sep 02. 2018

설악산

백담사-마등령-소공원

오랫만의 설악산 산행이다.

작년 사월초파일에 오세암 앞의 만경대를 다녀온 이후 처음이니 1년도 훌쩍 지나서야 이곳 설악을 다시 왔다.

내 생각엔 산행하는 사람으로써 '설악은 항상 옳다' 이다. 설악의 어느곳이 되었든 항상 설악의 산행 또는 트레킹은 늘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백담사를 통해서 산행을 공룡능선을 넘어서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계획했다.

다만 전날까지 계속해서 날씨의 상태를 계속 체크해본 결과 1~9mm 정도 아침 9시에서 12시까지 예보가 되어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기상청 날씨와 K weather동시에 체크를 해보면 하나는 비가 내리는 것으로 다른 하나는 비가 내리지 않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다.

항상 최악을 대비하는 습성으로 비가 오는 것으로 예상하고 얇은 고어를 챙기고 우의도 챙긴다.


용대마을에서 백담사 가는 방법은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 걷는 것 또는 차량을 타는것

걷는 것은 약 10km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수풀이 우거진 찻길을 걷는 것은 좀 지루하다.

나머지 하나는 차량을 탑승하는 방법인데 유일하게 용대리 마을 버스 외에는 대안이 없다. 마을 버스의 횡포, 필요여부 등 차치하고서라도 편도 요금 1인당 2,500원을 지불해야 백담사까지 갈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백담사에서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영시암까지는 그냥 평지 길, 수렴동 계곡길을 계곡따라 올라 4.2km를 걸으면 영시암에 닿는다.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듯. 영시암에 도착하면 목을 축일 수 있는 샘이 있어 한 바가지 퍼서 들이킨다. 가볍게 간식도 먹고.


근데 올라오는 길에 산행파트너가 도시락을 가지고 오지 않았단다.

산행시의 도시락은 어쩌면 생존과도 직결될 수 있는 것, 특히나 이런 설악산과 같은 깊은 산속의 산행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것이 먹을 것이다. 근데 그 생존 도구를 가져오지 않았단다. 그래서 얼른 다른 비상식량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얼만큼 있는지를 체크해보니 빵 몇개, 사과 두조각, 포도, 그리고 김밥 한줄.

아침을 새벽 4시에 먹고 온 탓에 좀 불안하다. 공룡능선을 넘기에는 불안하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그런데 어쩌랴 그럼에도 출발.


영시암에서 오세암으로 가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이 많이 있다. 얼마 가지 않으니 왠걸, 허기가 밀려온다. 새벽 4시에 식사를 하고 오는 날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현상으로 아침 7시에 식사를 하는 것과 새벽 4시에 하는 것은 나에겐 엄청난 차이를 준다. 또한 그 허기는 체력이 떨어져 힘겨울때가 되어서야 비로서 느끼는 것으로 조금의 조짐도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 손발의 힘을 다 빼놓는다.

해서 급하게 빵 한조각을 급하게 밀어넣으니 그냥 회복은 아니더라도 걸어갈 수 있는 정도는 된다. 그렇게 해서 터덜 터덜 오세암까지 땀을 흘려가며 도착을 하니

생각하지 못했던 오세암에서의 공양.

예전 여기를 다녀갈때도 공양을 받아 먹긴 했지만 점심때에만 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점심때가 되려면 아직도 1시간이나 있어야 하는데 공양을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았으니 눈이 번쩍 뜨일 수 밖에.

가뜩이나 체력도 방전되고 도시락도 가져오지 않아서 불안했던 터에 공양을 주시니 이것이 부처님의 자비이리라.

후닥닥 공양을 한 주걱 퍼서 버섯 미역국에 공양을 말아 무 생채를 얹어서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이토록 고마울 수가 없다. 지금에서도 그 감동과 고마움이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은혜를 베풀어 주신 오세암 여러분들께 깊이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세암에서 마등령까지는 1.6km

가파른 길이 계속 이어지는 약간은 지루한 길

하지만 허기로 인한 체력 방전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탓에 쉽게 올라온 길은 아닌듯 하다.

오르는 길에 여지없이 기상청의 예보는 정확했다는 사실, 약간의 비가 내리긴 했지만 우의를 착용할 정도의 강우는 아니어서 그냥 무난하게 마등령까지 올랐다.


이제부터가 고민.

공룡능선으로 갈 것인가? 말것인가?

고민을 잠시하다가 공룡능선으로 가자에 옆의 산행 파트너가 깜짝 놀란다. 안 가는 눈치여서 마음을 놓고 있다가 공룡능선 산행을 한다고 하니......

그래서 출발한다. 근데 사방의 안개가 심하다. 그래도 어찌어찌 될까 싶어서 계속 진행을 하면서 반대편에서 오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공룡능선 전체의 시계가 이러하단다. 그때가 나한봉 바로 밑.

곧바로 돌아선다. 체력도 문제인데 시계까지 도와주지 않은 탓에 자칫 산행 종점에서의 시간을 어길 수 있을 듯 하여........

곧바로 돌아서 마등봉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백두대간길에 보지 못했던 마등봉 맞은편 화채능선을 바라볼 수 있을까 해서

백두대간길이긴 하지만 비탐방 구간이어서 나무가 우거져 있어 진행하기기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도착을 해서 보니 역시 사방이 안개로 둘러쳐져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저번 백두대간 길에서도 안개는 있어지만 변화무쌍하여 사이사이 화채능 모양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안정적인(?) 안개의 움직임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달랑 사진 하나 남기고 곧바로 마등령쪽으로 다시 내려간다.

다시 내려와 소공원 갈림길에서 잠시 내려오면서 계단에서 만난 금강초롱.

이 녀석을 본지가 까마득할 만큼 오래전에 보고 그 동안은 못본 녀석.

다른 산을 다니면서 혹시나 볼 수 있을까 해서 많이도 두리번 거렸는데 이곳 설악에 들어와야지만 볼 수 있는 그 귀한 녀석을 수년만에 만났다.

가지고 있는 렌즈가 광각이라 아무리 당겨 찍어도 멀어서 지금 사진은 상당히 많은 양의 크롭이다.

가까이 가서 볼 수 없음이 아쉽다.


금강초롱을 지나 잠시 내려오니 안개가 걷히고 건너편 화채능의 화려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해서 그 화채능을 볼 수 있는 조망점은 죄다 들러서 설악의 속살들을 보았다. 예전의 산행은 길을 가기 바뻐 이렇게 자세하게 설악을 쳐다볼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이렇게 감상하는 것은 거의 처음.

안개가 있는 지역을 보니 마치 중국의 황산을 걷던 기억이 난다.

맞은 편 노적봉과 그리고 화채능선,

저 뒤 어딘가에 비가 많이 내린 탓에 토왕성폭포는 장관을 이루고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해 본다.

속초앞바다는 구름이 끼어 있는 이곳 설악과는 별개로 아주 맑음으로 인해 뽀얀 파란색을 내뿜는다.

대청봉 방향의 설악은 아주 흐린상태

잠시 여유롭게 설악을 감상한다.

햇빛을 받은 울산바위가 아름다운 색깔을 낸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들이 있을까 싶다.

많이 가보진 않았어도 만년설과 그 산 아래의 호수, 그리고 잔디밭같은 평원들이 외국의 일반 모습이라면 이렇게 바위가 화려한 형상을 가지고 있는 산은 중국이 있는데 우리의 설악은 중국의 산들과는 또 다른 모습의 매력을 준다.

그러니 이곳 저곳 사진을 아니 남겨놓을 수가 없지.

가지고 있는 렌즈가 광각이라 일단 찍어놓은 다음에 크롭으로 처리하여 보아도 아름다운 산이긴 하다.

이 사진은 수년전 이곳에 왔다가 가을 단풍의 사진과 비교해 보기 위해 촬영해봤다.

바로 이 사진.

세월은 흘렀어도 소나무 형상이나 변한 것으 아무것도 없다. 다만 색상만......

유수한 세월이 흘러도 이 모습은 변치 않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금강굴 전망대에 오르니 하늘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화채능 끝 대청봉 자락은 아직도 오리무중.

바로 앞의 소나무가 참 예쁘다.

공룡능선을 갔다면 걸어내려왔을 저 아래의 천불동 계곡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쉬움이 가득

금강굴.

올라가려면 한참이나 계단길을 올라가야 하는탓에 오늘은 패스

형제폭포를 크롭해서 본다.

강우탓에 수량이 꽤 되는 듯.

다시한번 가고 싶은 명소중의 명소이다. 형제폭포는 가을 산행이 제격

금강굴과 형제폭포를 한꺼번에 조망한다.

아쉬움이 가득한 천불동 계곡

비선대에 도착해서야 잠시동안 천불동계곡을 걷는다. 원래는 희운각에서부터 걸었어야 할.....

많이 설악에 다녔어도 신흥사에 들른적은 없었다.

오늘은 약간의 시간이 있는 관계로 신흥사에 들러본다.

고등학교때 수학여행과 아이들 어렸을때 흔들바위 오르면서 들렀던 두번 외에는 처음 와보는 신흥사.

돌담의 담쟁이 넝쿨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는 듯.

맞은편 권금성이 보이는 조망이 아름답다.

내가 사는 집앞에 이러한 풍광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매일 산책할 수 있는..

작가의 이전글 화려함을 버려야 비로소 생기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