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니, 휴가?
휴가랄 것이 없단다
고단한 몸이라
혼자이고 진 몸과 맘이란다
시골집 대청에 누워
닭 쪼는 모습 보고
잘 읽은 사과 베어무는 것이 꿈인데
아 커피가 있으면 더 좋겠지
치열한 열기가 주저앉혀
꼼짝없이 나는 여기,
꿈에도 못 간단다
산도 바다도
미국도 유럽도 다 좋지만
나는 이 여름,
노각 노각 할매가 해주는 노각
노래를 부르네
너는 아니,
나의 방학은
배 까고 누워
엄마 오길 기다리는 맴맴 우는 여름이었다
하루하루가 빛나는 기다림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리움은 멀리 없고
반짝임은 어디에도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너는,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