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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경아 Oct 19. 2023

[한 줌 수필] 빈자리

한 줌의 사진과 글로 만들어진 감성 에세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임종을 지켰던 나였지만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애정보다 원망과 미움이 많은 시간을 보냈던 부녀지간이었지만 집안 곳곳에 그리고 동네 길목마다 아버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곤란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얼마 전에도 동네 산책로를 걷다가 아버지가 생각났다. 산소통을 메고 산책을 하셨던 이유로 자주 벤치에서 쉬셔야 해서 이곳 어디쯤 벤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여러 번 하셨는데 이렇게 벤치가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이걸 못 보고 가셨다는 생각에 또 괜히 울컥하다가

아버지가 선물처럼 빈자리 하나 남기고 가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없는 첫 번째 가을이 이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버지 #빈자리 #흔적을마주해야할때 #가을 #에세이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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