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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경아 Jun 12. 2024

[한 줌 수필] 낮에 나온 반달

한 줌의 글과 사진으로 만든 감성 에세이

오후 산책을 하다가 낮에 나온 반달을 만났다.

저절로 낮에 나온 반달이라는 동요가 입가에 자꾸만 맴돌아 더듬더듬 노래를 부르다가

문득 낮에 달이 보이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새벽 무렵 달이 서쪽에 있거나 해가 질 무렵 달이 동쪽에 있으면 태양과 달의 거리가 멀어지고 태양 빛의 영향이 감소해서 낮달이 선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태양의 고도가 낮아져서 그림자의 길이가 길어지는 가을과 봄에 낮달이 보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식인들의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지만, 나는 낮에 나온 반달이 여전히 이상하고 어색해 보였다.

지구를 맴돌고 있는 달 입장에서 보면 니들이 보이고 안 보이고 가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해가 버젓이 떠 있는 대낮에 뻘쭘하게 떠 있는 반달이 대낮에 홀로 걷고 있는 내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과학적인 상식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뒤섞인 오후,

그렇게 납작 만두 같은 반달처럼 내 마음도 반쯤 접혀 펴질 줄 몰랐다.



#짧은수필 #짧은에세이 #낮에나온반달 #낮에나온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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